-다음달 Mama's gun 내한공연을 예매했다. 혹시나 싶어 주위에 이 양반들을 좋아하는 사람을 찾아봤으나 역시 없어서 동생하고 가기로 했다. 홍대 클럽 빼면 중학교 3학년 때 넥스트 해체 콘서트 이후 공연 관람이 처음이다. 되게 귀에 착착 감기는 음악을 하는 밴드라 생각지도 못했는데 의외로 예매율이 낮아서 앞에서 7번째 줄 정도에 자리를 구했다. 두근두근.
-좋아하는 밴드긴 하지만 어쨌든 공연까지 볼 생각을 한 건 새로운 부서에 온 지 1년 반 정도 지나면서 조금 여유가 생긴 덕이다. 블록버스터가 아닌 영화나 책을 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있다는 이야기다. 1년 6개월 전이나 지금이나 절대적인 여가시간 자체는 비슷하지만 이제 일도 익숙해지고 심리적인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이렇게 된 것 같다.
최근 본 추천작은 프랑스 영화 '그을린 사랑'과 서머셋 몸의 '인생의 베일'. 인생의 베일은 몇 년 전에 에드워드 노튼 나오는 '페인티드 베일'로 영화가 만들어져 나온 적이 있다. 둘 다 '완벽해!!브라보!!!'를 외칠 정도는 아니고 특히 인생의 베일은 다소 통속적인 소설이지만 1년 넘게 팝콘무비와 일본 장르소설로 연명했던 사람에겐 의미가 있었다.
그나저나 드디어 역사에 조금씩 흥미가 생기고 있다. 확신은 못하겠지만 그런 것 같다. 대학교 때 그렇게 역사 좋아하는 선배들한테 둘러싸여있으면서도 당최 알고 있다는 생각이 없었는데 지금은 재미있다는 느낌이 든다. 부끄러운 일이지만서도.
최근에 읽은 게 헬게 헤세라는 사람이 쓴 '단 한 줄의 역사'(최대한 쉬워보이는 책으로 읽고 있다;). 제목은 저 모양이어도 내용이 되게 알찬 데다가 간결하면서도 임팩트있는 부분은 살리는 서술이 인상적.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역사를 풀어쓰는 사람이 누군가 있긴 할 거라고 생각해본다. 다른 분야는 몰라도 역사를 감정적으로 다룬 글은 이젠 못 읽겠다. 물론 누구라도 동감하는 역사책은 불가능하겠지만 이건 그 이전의 문제. 널 계몽하겠어 이런 건 좀!
-친구 삼고 싶은 좋은 사람이라도 부서 선배라거나 하면 그로부터의 전화가 아주 달갑지는 않을 거다. 그런데 심지어 딱히 친해지고 싶지 않은 부서 선배가 하필이면 능력은 없고 오지랖만 넓어서 하루에 한번씩은 정말 쓸데없는 일로 전화를 걸어오고 있다. 도대체 뭘 말하려고 전화한건데요, 그래서요, 제발 그런 쓰잘데기 없는 내용은 메신저로 얘기하시죠 이런 말이 튀어나오는 걸 간신히 누르고 있다. 이 선배가 어떤 사람이냐면, 금요일 아침부터 이틀 후의 일을 걱정하면서(남들은 금요일의 일을 처리하느라 이미 바쁘다, 바꿔말하면 금요일의 일에 이 선배는 전혀 관여하지 않고 놀고 있다는 얘기) 회의를 여는데 자꾸 회의랑 상관 없는 곁가지와 관련해 계속 주절거리다가 알맹이도 없이 회의를 마친 후 계속 혼자 모든 일을 떠안은 듯 걱정을 이어가다가 결국 후배에게 일을 맡기고 나중에 '너희 덕분에 일을 다 마쳤다'며 정말 기쁘다는 듯 치하하는 스타일이다.....장난해? 게다가 결론을 도출하기 위한 수다가 아니라 수다를 위한 수다만 떨고 있어서 답답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난 일하면서 그딴 수다 떨고 싶지 않다고. 특히 님하고는. 그리고 제발 쓸데없는 부서 룰 이런 것보다 일 자체에 좀 신경을 쓰시라고.
쓰다보니 길어졌.......지만 적고 나니 좀 낫다. 근데 님이랑 친해질 생각 없다는 신호를 전혀 못 눈치채는 둔한 사람들은 참 싫다. 그래도 이 님에 대해 지나치게 짜증내는 게 결국 내 손해인데 계속 그러고 있어서 걱정.
혹시 이글루스에 마마스건 공연 가는 분도 있을지 모르니까 좀 죄송하지만 음악 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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