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암동 커피하우스 '보헤미안' 잡담

도대체 그 골목에는 커피집이 있을 만한 구석이 없는데, 싶었다. 매주 한두 번씩 점심저녁을 먹으러 가는데, 그런 커피집이 있으면 진작에 눈에 띄었어야지!

하지만 커피집은 정말로 있었다. 그것도 제일 많이 지나다닌 골목에 버젓이. 허름한 빌딩에 허름한 간판에 '지하'라는 지리적 요건 탓에 제대로 속아 넘어갔던 거다.

미리 인터넷 검색을 해 봤더니, 혹자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커피를 맛있게 만드는 집'이라고도 했다. 그래서 설레는 가슴을 안고 입장.

내부는 의외로 침침한 편이다. 여기저기 널려있는 커피관련도구, 원두자루 등등 때문에 정신도 조금 사납다. 테이블과 의자는 꽤 오래되었다. 음악 선곡은 박완규와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과 영화 '샤인'에 나오는 그 아리아가 마구 뒤섞여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꽤나 편안하다. 나중에 온 내 친구들이 조금 그 분위기를 망친 듯도 하지만서도.

그리고 커피맛은..........맛있다. ㅠㅠ      ->이딴 표정을 짓고 싶어질 만큼 맛있다.

아직 커피를 많이 마셔본 편은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제일'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내 취향에는 딱 맞는다. 신 맛보다는 쓴 맛!!!그러면서도 고소하고! 더러운 강물처럼 진한!!!!

이날 내가 시킨 커피에는 '아마존 폭포같은'이라는 설명이 딸려있었는데, 마시기 전에는 무슨 커피가 아마존 폭포같으려구, 했는데 진짜 아마존 폭포처럼 쓰다. 한 모금 마시자마자 정말 정확한 비유라며 감탄했다. 불행히도 이날 체해서 저녁도 안 먹은 빈 속이었던 터라, 차마 리필은 못했다. 그래도 집에 가는 길에 다리가 후들후들.

다른 커피집들은 신 맛이 강한 커피가 대부분이었다. 로스팅을 약하게 하면 신 맛, 강하게 할수록 쓴 맛이 강해진다던가. 아직은 커피의 신 맛이 뭐가 좋은지 잘 모르겠다.

어쨌거나, 지금껏 맛있다고 해서 찾아가 본 커피집들 중에서는 단연 1등. 고대 들르는 날마다 가게 되는 건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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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ArborDay 2008/01/14 14:28 # 답글

    여기는 고대 교수들이 자주 와서 정작 고대에 다니는 학생 - 특히 대학원생 - 들은 가기가 꽤 힘들답니다. 맛은 있죠, 물론.
    제 입맛에 가장 잘 맞는 커피집은 대학로 학림이랍니다.
  • 생강 2008/01/15 01:05 # 답글

    그런 비극이 있었군요ㅋㅋㅋ

    저도 학림 커피 좋아해요. 좀 연한 듯은 하지만, 그 늙그수레한 분위기가 참 좋더라구요.
  • 암행어사 2008/11/27 16:40 # 삭제 답글

    저도 학림 커피 마니아 입니다. 보헤미안보다 더 좋은데 개인적으로
  • 생강 2008/11/28 10:45 #

    전 이제 둘다 가본지 일년이 넘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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