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재킷 영화

(스포일러 있어요.)

무슨 영화인지도 제대로 안 알아보고 에이드리언 브로디 때문에 봤다. 결과는 실망.

제목의 '더 재킷'이란 정신병원의 구속복을 말한다. 정신병자로 몰린 에이드리언 브로디가 구속복을 입고 시체보관함에 갇히면, 미래로 갈 수 있게 된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자기가 며칠 후에 죽는다는 사실도 알게 되고, 어찌저찌 여자(키이라 나이틀리)도 하나 만나서 사랑하게 되고 등등. 조-금 식상한 감은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즐거울 수 있는 스토리고, 이래저래 삶과 죽음에 대한 고찰을 끼워넣으려고 한 흔적이 역력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아쉽다. 영화 속 에이드리언 브로디의 정신상태만큼이나 모호하게 느껴지는 영화다. 그러다 보니 나름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두 주인공만 흥분해서 괜히 오버하는 걸로 보이기 십상이다. 에이드리언 브로디와 키이라 나이틀리가 아무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급히 연인관계에 돌입함(이게 정말 안습)으로써 실소를 터뜨리게 만들기도 한다.

그래도 에이드리언 브로디가 노력한 덕에 바백도 멀쩡해지고, 키이라 나이틀리가 더 행복한 삶을 살게 되었다는 게 마음에 든다. 노력한 사람은 보상을 받아야 하는 법. 안 그러면 너무 불쌍했을 듯. 누가? 에이드리언 브로디가. 더 재킷을 보면서 깨달았는데, 에이드리언 브로디의 마스크는 굉장히 fragile하면서도 고상해보일 수 있지만, 잘못하다간 정말 fragile한 바보같은 얼굴로도 돌변할 수 있는 것 같다.;





덧글

  • softdrink 2008/02/11 22:25 #

    전 오래전에 이 영화를 마구 재미있게 봤습니다. 한 인간이 우연히 얻게 된 자신의 능력을 다른 사람의 행복을 위해 사용하고 결국 본인은 죽는다는.. 매우 통속적인 자기희생에 관한 얘기지만 화려하지 않게 잘 이야기를 끌고 간것 같아서요....
  • 생강 2008/02/11 22:29 #

    실시간 댓글!!ㅎㅎ재밌네요. 비극적인 걸 좋아하는 저도 따뜻한 얘기를 보는 쪽이 행복하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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