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늦가을 청량리
할머니 둘
버스를 기다리며 속삭인다
"꼭 신설동에서 청량리 온 것만 하지?"
< 인생 / 유자효 >
2. 죽은 사람들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산사람도 보이지 않는 곳까지
어디에
어디까지 둥둥 살코기는 떠다니는가
가까운 냄새는 얼마나 빨리 없어지는가
씻은 듯이
흰 이빨은 공허하고
개들은 어디까지 튀어나왔는가
작은 코의 한계와
활짝 열렸다가 깜깜해지는 주둥이와
허공의 무한함 속으로
나는 왜 살코기를 떼어 멀리 던지는가
우리는 어떻게 없어지는가
< 허공을 물어뜯는 개들 / 김행숙 >
둘 다 신문 한 켠에 실린 시다. 둘 다 지하철에서 읽고는 한동안 두근두근 했다. 첫 번째 시는 중앙일보에서 봤다. 오피니언면 한구석에 시를 실어놓는 신문들은 많지만, 중앙일보가 좋은 점은 신달자 시인의 짤막한 해설이 곁들여진다는 거다. 그런데 이 해설이 시 자체보다도 좋은 황당한 경우가 많아서 정말 즐겁다. <인생>에 대해 신씨는 이렇게 써 놓았다.
"철렁 가슴이 내려앉는다. 울컥 눈물도 날 것 같다. 정신이 번쩍 든다고 말해야 할까. 모르는 일이 아니지 알고는 있었다. 다들 그렇게 꼭 신설동에서 청량리 온 것만 한 인생을 살고, 아버지도 어머니도 앞서 가셨는데도. 그런데도 짐짓 모른 척했던 그만큼의 인생을 처음 보듯 여기서 본다."
(1분간 또다시 감동의 물결..................................)
두 번째 시는 'my favorite' 한국일보에서 봤다. 역시 돈 없고 사람 없는 신문사답게ㅠㅠ 그냥 시 한 편하고 시인의 약력만 짤막하게 던져놔서 첨엔 뭔 말인가 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아마도 하루하루 죽음을 향해 가는 삶에 대한 이야기인 듯싶다. 보이지 않게 소모되어 가는 생명, 그리고 그 생명은 개들이 살코기를 먹듯 하다! "우리는 어떻게 없어지는가"하고 묻는 마지막 문장의 울림이 대단하다.
늦가을 청량리
할머니 둘
버스를 기다리며 속삭인다
"꼭 신설동에서 청량리 온 것만 하지?"
< 인생 / 유자효 >
2. 죽은 사람들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산사람도 보이지 않는 곳까지
어디에
어디까지 둥둥 살코기는 떠다니는가
가까운 냄새는 얼마나 빨리 없어지는가
씻은 듯이
흰 이빨은 공허하고
개들은 어디까지 튀어나왔는가
작은 코의 한계와
활짝 열렸다가 깜깜해지는 주둥이와
허공의 무한함 속으로
나는 왜 살코기를 떼어 멀리 던지는가
우리는 어떻게 없어지는가
< 허공을 물어뜯는 개들 / 김행숙 >
둘 다 신문 한 켠에 실린 시다. 둘 다 지하철에서 읽고는 한동안 두근두근 했다. 첫 번째 시는 중앙일보에서 봤다. 오피니언면 한구석에 시를 실어놓는 신문들은 많지만, 중앙일보가 좋은 점은 신달자 시인의 짤막한 해설이 곁들여진다는 거다. 그런데 이 해설이 시 자체보다도 좋은 황당한 경우가 많아서 정말 즐겁다. <인생>에 대해 신씨는 이렇게 써 놓았다.
"철렁 가슴이 내려앉는다. 울컥 눈물도 날 것 같다. 정신이 번쩍 든다고 말해야 할까. 모르는 일이 아니지 알고는 있었다. 다들 그렇게 꼭 신설동에서 청량리 온 것만 한 인생을 살고, 아버지도 어머니도 앞서 가셨는데도. 그런데도 짐짓 모른 척했던 그만큼의 인생을 처음 보듯 여기서 본다."
(1분간 또다시 감동의 물결..................................)
두 번째 시는 'my favorite' 한국일보에서 봤다. 역시 돈 없고 사람 없는 신문사답게ㅠㅠ 그냥 시 한 편하고 시인의 약력만 짤막하게 던져놔서 첨엔 뭔 말인가 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아마도 하루하루 죽음을 향해 가는 삶에 대한 이야기인 듯싶다. 보이지 않게 소모되어 가는 생명, 그리고 그 생명은 개들이 살코기를 먹듯 하다! "우리는 어떻게 없어지는가"하고 묻는 마지막 문장의 울림이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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