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전

사실 별로 끌리는 전시회는 아니었다. 고흐의 그림이 예쁘긴 하지만 그닥 진지하게 마음에 들지는 않았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건 일단 제껴놓고 보는 취향 탓도 좀 있긴 하지만. 그런데 며칠 전 문화부장의 명에 따라 이 전시회에 다녀오게 되었다. 부서별로 돌면서 교육을 받는 중인데, 문화부장의 지론은 '문화 뭐 별 거 있냐, 그냥 가서 보고 와라'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립미술관엘 갔더니! 폐막을 앞둔지라 관람객들이 들끓었다. 방학이 끝나서 초중고생들이 없는 대신 유치원생 단체관람 패거리(도대체 그 조그만 애들한테 뭘 가르치려고 데려오는지 모르겠다;;)들이 조금 있었고, 중년층이 많았다. 도슨트 앞에 한 무더기의 사람들이 몰려있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어쩔 수 없게도 분위기는 매우 산만했다. 툭툭 밀치고 다니는 인간들까지 다수 출몰해서, 내 돈 내고 봤으면 정말 짜증났을 뻔 했다.

그래도 그림이 좋긴 했다. 특히 일본 목판화 분위기가 드러나지 않는, 초기의 인물화들이 괜찮았다. 가난한 사람들의 남루한 모습은 지금 우리들의 모습과도 크게 다르지 않은 듯싶다. 고흐가 '영원의 흔적을 지닌 사람들을 그려내고 싶다 - 빛과 색채의 떨림으로 영원을 그려내고 싶다'라고 했다던데, 초기 인물화들이 이같은 말에도 더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별이 빛나는 밤이라든가 해바라기 등은 역시 전시되지 못했다. 고흐전, 밀레전 하는 식으로 몇 십만명씩 관람객이 모이는데도 정작 대표작들은 볼 수 없다는 게 안습이다.

p.s - 같은 이유로 리움미술관에 갔다가 마음에 드는 그림을 발견!!장욱진 화백의 그림인데 다른 그림들을 찾아보니 역시 사랑스러운 그림들이 많다.


http://blog.naver.com/jelujelu/30017237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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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천용희 2008/03/21 02:46 # 삭제 답글

    실제 그림을 본 것은 좋으나 관람객들의 공포는.....ㄷㄷㄷㄷ
  • 생강 2008/03/22 23:39 # 답글

    그러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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