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진부함직한 스토리에 무성의한 제목임에도 불구하고 평이 좋아서 늦게나마 봤다. 마음에 드는 영화를 본 지가 오래 되어서 의무감이 쌓인 탓도 있었다. 그런데 별 기대 없이 중간중간 차도 끓이고, 전화도 받고 하면서 보다가 상당히 충격을 받은 채로 엔딩크레딧을 올려 보냈다.
먼저 도입부. 안개와 함께 어디서 봤던 듯한 괴생물들이 쳐들어오고, 평범한 사람들이 슈퍼마켓(이야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 안에 갇힌다. 사실 괴물들 자체로만 보면 별로 볼 것도 없고, 왜 그 괴물들이 나타났느냐 하는 것도 생각해 보면 생뚱맞기 그지없다. 고립된 사람들이 떠나느니 마니 난리법석을 떠는 모습도 - 비록 내가 제일 좋아하는 포맷이긴 하지만 - 새로운 구석은 없다. 이같은 볼거리에 신경을 덜 쓴 대신, 감독은 '인간'에 초점을 맞췄다. 극한상황에서 인간은 어떤 얼굴을 내보일까, 하는.
이런 시각에서 영화가 전개되면서, 다양한 인간형이 비춰진다. 이성을 과신하는 사람, 한순간에 광신도가 되는 사람, 허풍쟁이. 이 사람들이 얽히는 과정에서 '인간은 기본적으로 선한 존재인가?'라는 문제까지 제기된다. 여기에 대해서 영화의 결론은 '선한지 악한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어쨌든 인간은 약한 존재'라는 것이다. 영화속 인물들이 성선설에 대해 노골적인 토론까지 벌이지만, 정작 영화에 정말 악한 인간이나 성인군자 따위는 등장하지 않는다. 멀쩡한 사람을 찔러죽이는 광신도들조차 악해서가 아니라 약하기 때문에 죄를 짓는다.
이같은 관점이 엔딩에까지 관철되면서, <미스트>는 그냥 무섭고 스릴있는 영화가 아니라 슬프고 외로운 영화가 된다. 기껏 평온한 척, 강인한 척 해보려고 애를 썼는데 돌아오는 건 약간의 어긋남에서 비롯된 무서운 절망 뿐이다. 부조리라고 할 수밖에 없는.
감정표현을 자제한 영화다. 영화는 안개로 뒤덮인 세계의 혼란을 충실히 전달할 뿐이다.
p.s - 음악은 좀 에러인 듯;;그리고 원작을 필히 봐야겠다.
먼저 도입부. 안개와 함께 어디서 봤던 듯한 괴생물들이 쳐들어오고, 평범한 사람들이 슈퍼마켓(이야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 안에 갇힌다. 사실 괴물들 자체로만 보면 별로 볼 것도 없고, 왜 그 괴물들이 나타났느냐 하는 것도 생각해 보면 생뚱맞기 그지없다. 고립된 사람들이 떠나느니 마니 난리법석을 떠는 모습도 - 비록 내가 제일 좋아하는 포맷이긴 하지만 - 새로운 구석은 없다. 이같은 볼거리에 신경을 덜 쓴 대신, 감독은 '인간'에 초점을 맞췄다. 극한상황에서 인간은 어떤 얼굴을 내보일까, 하는.
이런 시각에서 영화가 전개되면서, 다양한 인간형이 비춰진다. 이성을 과신하는 사람, 한순간에 광신도가 되는 사람, 허풍쟁이. 이 사람들이 얽히는 과정에서 '인간은 기본적으로 선한 존재인가?'라는 문제까지 제기된다. 여기에 대해서 영화의 결론은 '선한지 악한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어쨌든 인간은 약한 존재'라는 것이다. 영화속 인물들이 성선설에 대해 노골적인 토론까지 벌이지만, 정작 영화에 정말 악한 인간이나 성인군자 따위는 등장하지 않는다. 멀쩡한 사람을 찔러죽이는 광신도들조차 악해서가 아니라 약하기 때문에 죄를 짓는다.
이같은 관점이 엔딩에까지 관철되면서, <미스트>는 그냥 무섭고 스릴있는 영화가 아니라 슬프고 외로운 영화가 된다. 기껏 평온한 척, 강인한 척 해보려고 애를 썼는데 돌아오는 건 약간의 어긋남에서 비롯된 무서운 절망 뿐이다. 부조리라고 할 수밖에 없는.
감정표현을 자제한 영화다. 영화는 안개로 뒤덮인 세계의 혼란을 충실히 전달할 뿐이다.
p.s - 음악은 좀 에러인 듯;;그리고 원작을 필히 봐야겠다.
태그 : 미스트
덧글
스켈레톤 크루 상권의 첫 이야기가 바로 이 미스트입니다.
단편이라기보다는 중편정도의 이야기인데 이야기가 시작되겠구나
싶은 시점에서 이야기가 끝나 아쉬웠던 작품입니다.
페이지로 따지면 240페이지정도 된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