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투스 영화


어린애가 나오는 영화가 싫다. 대놓고 '이 얘기 감동적일 것 같지 않아?' 하는 영화도 싫다. 물론 다 보고 나면 재미있는 경우도 많긴 했지만. 그런데 오늘은 별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차선책이라고는 '스트리트 킹' 뿐이었기 때문에.

기본적인 얼개는 단순하다. 천재소년이 거친 세파를 뚫고 나간다는 류의 이야기다. <주인공 아이는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났는데 아이큐가 측정 불가일 정도로 머리가 좋고, 피아노 연주에 엄청난 재능을 보인다. 하지만 엄마가 조금 극성맞고, 아빠는 회사 일로 고민이 많다. 아이 스스로도 너무 조숙하다보니 세상에 적응하길 힘들어 한다. 유일한 친구는 배운 것 없고 가진 것 없지만 현명한 친할아버지 뿐이다.......>라는.

그런데 다 보고 나니까 꽤 뿌듯하다. 일단은 음악. 내가 제목을 아는 곡이라고는 모짜르트의 레퀴엠밖에 없긴 했지만, 그래도 또 오랜만에 가슴을 치는 멜로디에 푹 빠질 수 있었다. 게다가 실제로도 피아노 신동인 주인공 애가 직접 친다. 조그만 게 피아노를 잡아먹을 듯하다.

그리고 이런 저런 '변주'들이 재미있다. 보통 비범한 혹은 특수한;; 어린이가 등장하는 이야기에서 이 어린이는 연약한 성격의 소유자인 경우가 많지만, '비투스'에서는 그렇지가 않다. 꼬맹이가 너무 쿨한데, 싶을 정도다. 이밖에도 평범한 얼개를 재미있게 꾸며주는 장면들이 많다. 재수없는 천재소년이 교실을 빠져나갈 때 급우들의 반응, 겁없는 프로포즈, 주식투자로 돈 벌기 등등. 예상치도 않게 많이 웃었다.

덧글

  • RX-78 2008/05/01 14:17 #

    천재 피아니스트 사엘보다 못하지 않냐
  • 생강 2008/05/01 22:56 #

    바이엘이나 떼고 오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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