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7월 11일
이언 매큐언, '토요일' & '속죄'
아직 두 권밖에 안 읽은 주제에 이 작가에 대해 말하기는 힘들다. 게다가 이야기 자체가 재미있어서 급하게 읽어내려갔기 때문에, 이 작가가 주로 뭘 얘기하고 싶어하는지도 아직은 잘 모르겠다. 다만 두 소설의 공통점을 짚으라면, '폭력으로 인해 인생이 통째로 변해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여기서 폭력의 주체는 본인일 때도 있고 타인일 때도 있다. 물리적, 정신적 폭력 둘 다 이야기 속에 등장한다.
한 사람이 단지 하루 동안 벌어진 일 때문에 개과천선한다는 게 나중에 생각해 보면 조금 억지스러운 감도 있긴 하지만, 책을 읽어내려가는 동안만큼은 등장인물들에게 깊이 공감하게 된다. 작가가 이 '하루 동안의 사건'을 묘사하는 데 들인 공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토요일'은 제목 그대로 토요일 하루 동안만 주인공을 쫓아간다. '속죄'의 경우 책 뒷표지에는 '60여년에 걸친 소설가의 속죄'라고 적혀있지만 500페이지 중 절반 이상이 하루를 묘사하고 있다.
...라고 하면 언뜻 지루할 것 같은 인상이지만, 읽어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일단 건조한 문체치고는 놀랄 만큼 재미있게 썼고,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봤을 듯한 심리 상태를 보여준다. 특히 '속죄'에서는 자신이 어른이 다 됐다고 생각하는 13살 여자아이의 시각으로 하루를 구성하는데, '나도 이랬지'하면서 킥킥댈 만한 구절들이 많다. '속죄'를 영화화한 키이라 나이틀리 주연의 '어톤먼트'는 안 봤지만, 이런 부분들을 잘 뽑아서 만들었다면 정말 볼 만한 영화가 됐겠지 싶다.
두 소설에서 제일 마음에 든 부분은 폭력(물리적, 정신적 폭력 모두)을 단순하게 대하지 않는다는 것. 폭력은 보통 나쁘지만 누가 나쁜지를 가리기는 힘들다. 게다가 이 폭력 어디가 어떻게 나쁜지 이해하기도, 설명하기도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폭력을 둘러싼 이런 문제들에 대해 사람들은 각자 다르게 결론짓기 마련이다. 그리고 치명적으로, 사람들은 자기가 폭력을 저질렀을 경우 그 사실을 인정치 않으려 든다. ('사람은 자기합리화하는 동물'이랄까;)물론 두 소설에서는 주인공들이 자신의 폭력을 인정하면서 주인공 노릇을 톡톡히 하지만 말이다.
어쨌거나 이름만 보고, 서평도 대강 보고 되게 재미없는 소설이지 않을까 싶었는데 회사에서도 몰래 읽을 만큼 재밌었다. 그리고 두 소설의 번역자가 다른데 두 분 다 정말 멋들어지게 번역을 하셔서, 출판사인 문학동네에까지 고마워졌다.
사족을 덧붙이자면, 개인적으로 폭력은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한다. 단순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하긴 피 튀기는 영화를 좋아하는 주제에 할 말은 아니긴 하다;;
한 사람이 단지 하루 동안 벌어진 일 때문에 개과천선한다는 게 나중에 생각해 보면 조금 억지스러운 감도 있긴 하지만, 책을 읽어내려가는 동안만큼은 등장인물들에게 깊이 공감하게 된다. 작가가 이 '하루 동안의 사건'을 묘사하는 데 들인 공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토요일'은 제목 그대로 토요일 하루 동안만 주인공을 쫓아간다. '속죄'의 경우 책 뒷표지에는 '60여년에 걸친 소설가의 속죄'라고 적혀있지만 500페이지 중 절반 이상이 하루를 묘사하고 있다.
...라고 하면 언뜻 지루할 것 같은 인상이지만, 읽어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일단 건조한 문체치고는 놀랄 만큼 재미있게 썼고,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봤을 듯한 심리 상태를 보여준다. 특히 '속죄'에서는 자신이 어른이 다 됐다고 생각하는 13살 여자아이의 시각으로 하루를 구성하는데, '나도 이랬지'하면서 킥킥댈 만한 구절들이 많다. '속죄'를 영화화한 키이라 나이틀리 주연의 '어톤먼트'는 안 봤지만, 이런 부분들을 잘 뽑아서 만들었다면 정말 볼 만한 영화가 됐겠지 싶다.
두 소설에서 제일 마음에 든 부분은 폭력(물리적, 정신적 폭력 모두)을 단순하게 대하지 않는다는 것. 폭력은 보통 나쁘지만 누가 나쁜지를 가리기는 힘들다. 게다가 이 폭력 어디가 어떻게 나쁜지 이해하기도, 설명하기도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폭력을 둘러싼 이런 문제들에 대해 사람들은 각자 다르게 결론짓기 마련이다. 그리고 치명적으로, 사람들은 자기가 폭력을 저질렀을 경우 그 사실을 인정치 않으려 든다. ('사람은 자기합리화하는 동물'이랄까;)물론 두 소설에서는 주인공들이 자신의 폭력을 인정하면서 주인공 노릇을 톡톡히 하지만 말이다.
어쨌거나 이름만 보고, 서평도 대강 보고 되게 재미없는 소설이지 않을까 싶었는데 회사에서도 몰래 읽을 만큼 재밌었다. 그리고 두 소설의 번역자가 다른데 두 분 다 정말 멋들어지게 번역을 하셔서, 출판사인 문학동네에까지 고마워졌다.
사족을 덧붙이자면, 개인적으로 폭력은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한다. 단순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하긴 피 튀기는 영화를 좋아하는 주제에 할 말은 아니긴 하다;;
# by | 2008/07/11 16:54 | 책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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