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터만 보면 하나도 안 무서워 보인다>
원래 전혀 관심도 없다가,Arborday님이 '올여름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호러영화'라고 적어두신 걸 보고 얼른 달려가서 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오랜만에 정말 무서웠다. 거의 고2때 본 일본판 링 첫번째편 이후로 그렇게 무서워보긴 처음인 것 같다. 그나마 링은 사다코가 tv에서 기어나오는 한 장면만 숨이 멎을 것처럼 무서웠었는데, 알이씨는 카메라가 아파트를 비추는 순간부터 도저히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그나마 78분짜리였기에망정이지, 더 길었으면 정말 잠 못 잘 뻔했다. 처음 좀비가 등장한 다음부터는(아마 영화 시작 후 3,40분쯤 지났을 때) 몇 번이고 시계를 들여다봤다. 젠장, 이거 언제 끝나!!!!!!
두세 명만이 나란히 걸어갈 수 있을 만한 좁다란 아파트 계단과 어두컴컴한 방구석들에서 미친듯이 달려드는 좀비들. 울부짖는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비춰주는 카메라. 옥탑방에서의 적외선 촬영은 진부한 듯 하면서도 어쨌거나 무서웠다. 게다가 (백 년은 묵은 듯한)좀비가 망치까지 들고 덤빈다니.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한참을 등 뒤에서 누가 달려들 것만 같은 느낌에 긴장했다. 밝은 표정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고 "영화 안 본 애들이 부럽다"는 말이 나올 만큼. 그리고 난 좀비가 나타나면 문 튼튼한 방에서 틀어박혀 있어야지, 하고 다짐했다.
아래는 극장 내에서 찍은 스페인 관객들 반응. 움찔하는 모습들이 어제의 나를 보는 듯하다;;
덧글
용희님 / 속편, 기대되네요. 또 저런 걸 본다고 생각하면 좀 무섭긴 하면서도...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