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문에서 서평을 읽다가 왠지 너무 재밌어보여서, 나중에 도서관에서 빌려다 읽을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려면 김이 빠질 것 같아서 주문했다. 결론은 그냥 뭐....;;;;가계부에 도서 지출 비용을 늘려보고픈 욕심이 과했나보다 싶다.
대강 발로 요약하자면 사람이 성공하려면 뭐든지 1만 시간을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그러려면 이를 받쳐주는 환경과 운이 있어야한다, 는 이야기다. 예를 들어 비틀스의 경우 무명 시절에 함부르크의 한 싸구려 클럽에서 생계를 위해 하루 8시간씩 연주해야만 했는데 그 덕분에 1만 시간을 연습하는 환경이 갖춰져 성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빌 게이츠는 부유한 가정환경과 부모의 교육열, 인근 고등학교에 그 시대 치고는 일찍 갖춰진 컴퓨터 시설 덕분에 남들보다 더 컴퓨터를 만질 수 있었다고. 이런 사례들이 쭉 이어지는데, 사실 읽다 보면 꽤 재미있다. '특별한 성공을 이룬 사람들'이 어떻게 노력했고 어떤 기회를 잡았는지 잘 정리해 놓았다.
그러다가 "얘네들 어차피 다 자기가 잘 나서 그런 거 아닌가..."하는 한숨이 나올 때쯤 인상 깊은 반박용 사례도 제시해준다. 미국 TV 퀴즈쇼에도 나온 한 천재가 있는데, 이 사람은 현존하는 IQ 테스트로는 "IQ가 너무 높아 측정불가"라는 결과가 나올 만큼 천재란다. 그런데 어릴 적에 찢어지게 가난했다. 대강 지금 50대에다 백인이니까 얼마나 못살았을까 싶지만 구멍나지 않은 옷가지나 양말을 가져본 적이 없었단다. 어쨌든 그랬지만 워낙 똑똑하니까 그 동생들도 '우리 형은 어찌어찌 대학만 가면 제대로 출세할 거다'라고 믿어왔는데, 이상하게 하버드 대학까지 가서 자신의 머리와 학구열을 알아주는 교수를 못 만났다. 게다가 약간 반골 기질이 있어선지 '대학은 학자가 충분히 열정을 펼칠 수 없는 답답한 곳'이라는 생각을 갖게 돼 결국 대학 자퇴. 그러고는 지금까지 농장에서 일하면서 그럭저럭 산단다. 다만 뭔가 못 들어본 학문(기억도 안 나는;;수학과 철학과 뭐 그런 게 합체하는..;;)을 연구하며 논문을 쓰는데, 아직 그 가치를 평가해 줄 만한 머리를 가진 사람이 없다고 한다.
이래저래 읽다 보면 너무 사례 위주로만 논리를 전개하다보니 허점도 많이 보인다. 읽다보면 결국 운명의 뜻에 따라야 하나 보다 싶기도 하다. 딱히 이거다, 신선하다 싶은 내용은 없었지만 무척 재밌게 읽기는 했다. 그렇지만 특별히 다시 읽고 싶은 생각은 없으니까, 혹시 이 블로그 가끔 오는 몇 안되는 이들 중에 읽고 싶은 분이 있다면 넘길 의향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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