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 2년차 단상. 취업 하기 힘드니까 어쩔 수 없기도 하겠지만... 뭐랄까 진지해지고 싶을 때

나도 지난해 턱걸이;;로 취직하지 못했더라면 지금쯤 뭘 하고 있을지 초큼 끔찍하다. 어쨌든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문에도 그렇고 여기저기서 용감하게 취직에 도전 혹은 성공한 사람들 이야기가 많이 다뤄진다. 오늘도 조선일보에 이런 기사가 올라왔다. 지하철에서 승객들에게 '꼭 취직하고 싶다'고 연설하는 장면을 찍은 구직용 UCC를 만든 사례가 눈에 띈다. 다른 기사에 보면 자신의 성장 과정과 장점을 다큐멘터리로 찍어 제출, 한 제약회사에 취직한 사람도 있다. 


기사를 읽다 보니 내가 보고 듣고 때로는 직접 말한 면접 때의 그 수많은  입발린 발언들(...)이 떠올랐다. 모 방송사 카메라테스트 때 청바지를 들고 가서 이것만큼 질긴 기자가 되겠다고 했다
든가, 최저생계비만 주시면 충성을 다하겠다고 호소했다든가. 자소서의 그 낯뜨거운 문장들은 또!!!나만 해도 컴퓨터에 자소서 저장해놓고 지원할 때마다 고쳐서 또 쓰고 했지만 그때마다 부크럽기 짝이 없었다. 

하지만 일단 자기의 일을 갖게 되면, 면접 때 갈구했던 것만큼 그 일을 열정적으로 하기는 힘들다. 하다못해 유명한 피아니스트들조차 일과 취미의 차이를 안타깝게 여길 때가 있다(물론 그렇다고 해서 지금 일이 싫다, 이 정도는 아니지만). 게다가 어쨌거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직업은 돈벌이 수단이기도 하기 때문에 그만큼 스트레스도 받는다. 어딜 가나 또라이 한 두명씩은 있기도 하고. 생각나는 게 대학 입학하면서 매일 지하철을 4시간씩 타고 다녀야 했는데, 그 때 처음으로 "이 세상엔 참 이상한 사람들이 많구나..."하고 한 친구와 공감했었더랬다. 사회도 마찬가지다. 

사회생활은 냉소적으로 바라보겠다고 작정하면 끝이 없다. 無열정, 스트레스, 인간관계, 자아실현 etc. 문제는 누구나 이런 사실을 알고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직장에서는 '영혼이라도 팔 것 같은 모드'로 바뀐다는 거다. 한두 번 면접만 봐도 회사측에서 바라는 게 뭔지 알게 되니까. 이게 진짜 힘이 센게, 나만 해도 입사 이후 사소한 강박증이 생겼다. 친구나 가족과 함께라도 식당에만 가면 빨리 수저 세팅해야 될 것 같고, 고기 다 구워지면 잘라야 할 것 같고 그렇다. (쓰고 나니 많이 슬퍼지는;;) 고기 자르다 보면 서툰 게 티가 나서 보다 못한 선배가 슬그머니 가위를 빼앗긴 하지만. 

누군가는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난 우리나라에서 취직과 사회생활을 둘러싼 이런 해프닝들이 코미디같다고 생각한다. 대다수가 내켜하지 않지만 가식적인 연기력이 발휘하게끔 만드는 코미디. 사실 개개인의 입장에서는 자기가 몸담고 있는 조직이라고 해서 충성심을 강요당해야 할 이유가 없는데도 말이다. 나쁘게 생각하자면 조직이 돈을 미끼로 별 걸 다 협박한다고 볼 수도 있다. 

이런 코미디가 벌어지는 이유는 면접 때 뭘로 구직자의 능력을 평가해야 할지 기준이 모호한 탓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면접 기준이 모호한 이유는 조직 내의 성과 평가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3,4년 전이긴 하지만 비즈니스위크 기잔가;;도 "한국 기업들은 성과를 평가할 기준이 제대로 없기 때문에 얼마나 오래 책상 앞에 앉아있느냐를 중요시한다"고 비판했었다. 

근무시간 중에 이렇게 끄적이긴 했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부정적으로 바라봤을 때 이야기다. 요즘엔 직장생활과 사생활 잘 나눠서 열심히 자기계발하고(내용이야 어떻든 간에) 잘 사는 사람들도 많을 거고.  우리 사회는 참 빨리 바뀌니까 당장 5년 후엔 더 바뀌어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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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니야 2009/03/18 14:27 # 답글

    하아. 자기소개서는 정말 낯뜨거운 글쓰기죠. 이제 돌아가면 저도 다시 그걸 써야하지만 말이에요.
  • 생강 2009/03/18 18:27 #

    니야님은 낯뜨겁지 않고 넉살 좋게 잘 쓰실 것 같은데요? 그나저나 두 달이나 더 바깥에있다 오실텐데, 그냥 부러울 따름입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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