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세 시간 짜리라는 것 빼면 꽤 괜찮았다. 특히 그 비관적인 세계관은 딱 내 취향!!밝아져야지 하고 생각하면서도 그런 것만 마음에 와닿는 몹쓸 취향은 어쩔 수가 없다.



영화를 보고 나서 얼마 안 있다가 동생이 캐나다에서 사온 원작을 보게 됐다. 그냥 대강 훑어본 거라 원작 팬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정말 비슷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로어셰크의 저널 부분처럼 원작으로 봐야 정말 제대로 이해가 되는 부분들도 많았다. 썩어버린 세상에 대한 그 눈물겨운 절망. 그렇기에 인간을 초월해 신에 가까워진 닥터 맨해튼조차 누군가의 희생이 있어야만 세상이 평화로워질 수 있다고 인정해버린다. 닥터 맨해튼은 앞서 화성에서 "인간이 없어져도 자연은 손해를 보지 않는다(정확한 워딩은 기억이;;)"고 말한다.
한편 평범한 인간들은 세상의 고통에 가슴 아파할지언정, 어쨌거나 자신의 생존을 최우선하도록 설계된 존재들이다. 뉴욕이 초토화된 광경을 본 후, 실크스펙터는 나이트아울과 울면서 고통스러워한다. 왜 나는 세상을 구하지 못한 걸까...하며. 그렇지만 동시에 그녀는 깨닫는다. "Living alive is god damn sweet..." 대의를 위해서라지만 누군가가 죽어나가야하는 상황을 참지 못했던 로어셰크는 닥터 맨해튼에게 살해당한다. 보통 히어로영화에서라면 가장 영웅적인 인물로 그려졌을, 타협 없이 꼿꼿한 로어셰크 같은 캐릭터가 왓치맨에서는 가장 더럽고 사이코적인 인물로 묘사되는 건 결국 이 세상이 로어셰크를 용인할 수 없는 곳 탓이다.
왓치맨을 본 지 몇 주가 지났지만 머릿속에서 계속 실크스펙터의 대사가 떠오른다.
어쨌거나 드디어 본론. 영화를 보기 전엔 여주인공이 뭐 저렇게 목 짧고 안 이쁘지..라고 생각했는데 보면 볼수록 참한 기럭지에 매력 있으시다. 사진은 좀 안습;;

그리고 코미디언 역의 이 아저씨는 인상적.

영화를 보면서 로어셰크의 가면은 도대체 왜 저렇게 무늬가 바뀌는지 궁금했는데(숨 쉴때마다 습기가 차나..;;하고), 원작에 보니 영화 속 저 세계엔 저런 천이 있다는...!!!!그런데 로어셰크가 감옥에 갇혔다 다시 가면을 쓰는 장면에선 정말 냄새 심하겠다 싶은 생각 뿐;;

태그 : 왓치맨



덧글
RoyalGuard 2009/03/25 10:12 # 답글
로어세크의 가면의 재료인 신섬유를 사람은 닥터멘하탄
생강 2009/03/27 14:48 #
앗, 원서를 저질독해했다는 게 들통나버리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