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친구 그의 아내 영화


박희순이 출연한 데다 다들 호평하는 분위기였던 기억이 있어서, 뒤늦긴 하지만 꽤 기대를 갖고 봤다. 

신동일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인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데뷔작 <방문자>만 못하다. <방문자>는 잘 나가다가 후반에 어색하게(영화 분위기상 예상치 못한 반전이라고까지는 할 수 없지만) 병역거부로 방향을 텄었다. <나의 친구 그의 아내>는 후반부만 생뚱맞은 정도가 아니라 전반적으로 오락가락하는 느낌. 운동권 세대의 표리부동과 후회라든가 자본주의사회 비판 같은 건 다 좋은 이야기긴 하지만 영화를 망치면서까지 다 집어넣어야 했던 걸까? 아껴뒀다가 앞으로 영화 서너 개 더 만들면서 하나씩만 쓰셨으면 좋았을 걸. 뭔가 이야기를 만들 땐 적당히 욕심을 부려야 한다는 사실을 깨우쳐주셨다. 그리고 자기 이념에 영화를 끼워맞추더라도 최소한 티는 안 나게 끼워맞춰야 할 것 같다. 

또다른 결정적인 문제는 손발이 오그라드는;;;대사들. 남편과 아내가 싸우는 장면에서 대사가 안습이다. '허구헌날 술이나 마시고...일은 같이 하는데 왜 애는 나 혼자...'뭐 이런 TV드라마에도 안 나올 것 같은 대사들이 꽤 많았다. <방문자>에선 많이 웃겨주셨잖아요 감독님!! 이밖에도 왜 박희순이 지지리도 착하며 대신 감옥에 들어가기까지했는지 잘 이해가 안 된다는 등의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만 접어두자.

그나저나 박희순 씨는 목소리가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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