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건투를 빈다

Q. 남자친구가 시도때도 없이 짐승같이 들이대요, 전 기분이 찝찝한데 어쩌죠?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의 대답은 - 1. 수컷들은 원래 그런거다, 다만 들이대는 방식이 촌스럽다는 건 문제다. 2. 그 찝찝한 느낌은 남자들이 발명한 거다. 여자들 꼼짝 못하게 통제하려고. 3. 해답은, 꼴리면 하고 안 꼴리면 안 하고.


한겨레 ESC섹션을 매주 챙겨보면서 김어준 칼럼도 거의 다 봤지만, 복습정리 차원에서 책으로 나온 '건투를 빈다'는 또한번 감동적이다. 개그본능이 작렬하시면서도 중요한 건 다 짚어준다. 정말 인생의 선배로 삼고 싶은 분. 

칼럼 하나하나가 여러모로 인상적이지만, 위에 요약한 내용 중 2번은 정말 여자들도 깨닫기 어려운 부분인 것 같다. 그리고 여자들끼리마저도 서로의 취향을 감싸주지는 못할망정 쟤는 싸 보이네 마네 하고 얼마나 까대는지. 

옮겨보면,

->생각해봐요. 여자가 불편한 걸 왜 여자가 만들겠어요. 여자가 불편한 건 다 남자들이 발명한 거예요. 그러고는 어릴 때부터 학습시켜 스스로도 믿게 만드는 거예요. 그리고 혹여 그 경계를 밟는 행위는 다 품성의 문제로 환원시켜버리죠. 저렴한 년으로 만들어버리는 거죠. 그래서 항상 감시하지 않아도 여자 스스로 제어하도록. 

.....이랜다. 그리고 3번은...솔직히 개인적으로 저런 문제 가지고 고민하는 여자들에겐 좀  말해주고 싶다. 순결이 무슨 금송아지도 아니고, 그냥 좀 겪어보면 될 걸. 그리고 만약 '좀 겪어본 것' 가지고 문제삼는 남자들이 있다면 그냥 무시하면 될 걸. 

그리고 김 총수가 또 예리한 건 부모와 자식 문제. 나도 대학+백수기간까지 등록금 생활비 다 부모님께 받은 사람으로서 부끄러웠다. 여기서 또 인용.

->우리 사회, 이 과도 사육과 성장 지체를, 효와 사랑이라 부른다. "이 세상에 없어도 유학 보내고 결혼시키는 아버지 있습니다"란 보험 광고, 그 뒤틀린 멘탈리티 위에 탄생했다. 부모는 뒈져도 돈은 남겨야 한단다. 지랄. 부모 자격 갖고 어따 대고 협박인가. 죽는 것도 서러운데. (중략) 내 결론은 그렇다. 여친 편에 서시라. 결혼은 당신이 당신 의지로 상대 인생에 적극 개입해 체결한 약조다. 게다가 여친은 모친 교회 생활, 안 말리잖아. 그 역은 왜 당연한가. 하나도, 안 당연하다. 그로 인한 부모 배신감은, 부모 된 자의 숙명이다. 그거 당신이 대신할 수 없다. 제 몫, 제가 감당하는 게 어른이다. 

'부모 자격 갖고 어따 대고 협박..' 이 문장은 봐도 봐도 너무 웃긴다. 어쨌거나 나도 우리 부모님이 내가 굶어죽을 지경이 아닌 이상은 맛있는 거 두 분이서 드시고, 놀러다니시고, 가끔 비싼 옷도 사 입으시고 그러면서 노후를 보내셨으면 좋겠다. 나도 지금껏 많이 신세진 만큼 용돈 보태드리고. (그리고 내가 결혼하든 말든 내버려두시는 게 좋겠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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