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이언 존슨 감독의 '루퍼'. 여전히 사랑하는 전전작 '브릭' 이후로 '블룸형제 사기단'을 거쳐 꽤 오래 기대해왔다. 브릭이 좋았던 건 매력적인 캐릭터와 불친절한 이야기 전개와 마이너하고 살짝 어두침침한 분위기였는데, 블룸형제 사기단엔 오로지 마이너한 분위기만 남아있어서 실망해 있었던 상황이었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에 계속 부합해주길 바라는 건 무리지만 그..그래도!!
루퍼의 경우는 브릭과는 아예 별개로 생각하는 게 편할 듯할 정도로 다른 느낌이었다. 마이너한 분위기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블록버스터에 가까웠고, 진부한 장면들(엄마가 머리 쓰다듬어 줬다거나, 나이답잖게 어른스런 꼬맹이라든가, 뜬금없이 덮치는(?!) 장면이라거나, 특히 사랑하는 여자를 애타게 회상하는 장면은 최악)도 상당히 많았고, 인물들도 좀 심심했다. 특히 첫 10분간 조셉고든레빗의 캐릭터가 묘사되는 방식은 좀 실망스러웠다.
추측이지만 감독의 의견보다는 돈 쥔 사람들의 의견이 영화에 더 많이 반영되지 않았을까 싶었다.
다행히 시간여행에 킬러와 암흑세계를 더한 소재가 어느 정도 재미있게 풀려나가서 지루하진 않았다. 현재의 A가 죽었을 때 미래의 A가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는 장면이나 현재A의 사건 진행에 따라 미래A의 기억도 바뀐다는 내용 등등은 재밌었다. 수수밭에서 이뤄지는 처형 장면은 상당히 내 취향이고. 그리고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그냥 그렇게 보였던 에밀리 블런트는 다시 보게됐다. 찾아보니 '선샤인 클리닝'에서도 꿋꿋한 언니 역으로 나왔었는데 그땐 이름도 몰랐던 듯.
그리고 '브릭'의 약쟁이 도드가 루퍼에서도 역시 찌질거리다가 처맞는 역할로 나와서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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