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위안부

박유하 지음. 신문이나 방송엔 잘 나오지 않는, 생각보다 복잡한 위안부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예를 들어 '더 잘 먹고 잘 입을 수 있다'며 조선인 여성들을 꾀어낸 건 일본군이라기보단 일본군과 결탁돼 있던 조선인 '민간업자'였다. 끌려간 위안부들은 물론 고통스러웠겠지만(저자가 위안부들이 입은 피해와 그에 대한 일본의 책임을 부정하는 건 결코 아님), 전쟁에 휘말린 인간과 인간으로서 일본 군인과 마치 동지 같은 관계가 되기도 했다. 어떤 일본군 부대는 패망이 코앞인 시점에서 위안부들이 살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피를 재촉하기도 했다. 되게 불편하고 아슬아슬한 주장이라 출간 이후 어떤 반박과 논란이 오갔는지 궁금한데, 잠깐의 인터넷 검색으로는 알 길이 없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그럴 수 있겠다 싶다. 충격적인 일도 계속 겪다보면 익숙해지니까. 그리고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미친 일본군의 전형 같은 인간들도 물론 있었겠지만, 어쩌다보니 전쟁터에서 일상적으로 끔찍한 공포를 맞닥뜨리게 된 인간들이 더 많았을 거란 생각이 든다. 후자와 위안부들이 서로 공감할 여지는 있었을 것 같다. 
책에는 역시 불편하게도, 증언할 때마다 말이 달라지는(정확히는 피해 사실을 조금씩 더 과장하는) 할머니의 사례도 언급된다. 위안부 문제에 쌀 한 톨 만큼도 도움을 준 적이 없는 나로서도 불편하지만...진실을 똑바로 바라보려는 집요한 시선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