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한 시승기-포르쉐 마칸 잡담

포르쉐 같은 애들은 최대한 나중에 타보려고 했었다. 괜히 눈만 높아질 거란 소심한 마음으로다가...하지만 국내에서 포르쉐를 본격 보급(?!포르쉐엔 보급이란 단어 자체가 안어울리네효)할 기대주인 마칸이 나왔고, 나도 엉겁결에 타봄. 전세계적인 인기에 영합해대응하기 위해 개발된 포르쉐의 첫 소형 SUV인데, 국내엔 3.0디젤, 3.0 터보, 3.6 터보 3종(8,240만~1억740만원)으로 출시. 타본 모델은 3.6 터보였다. 

일단 포르쉐 대치센터로 가서 마칸을 인계받음.  


요건 다른 데서 찍은 사진이지만 어쨌든...생각보다 결코 작지 않은 사이즈다. 차문 살짝 열린 상태서 대강대강 찍었..;

조심스럽게 운전을 시작. 1억 넘는 차는 재규어 XJ 이후 처음이라 부들부들 떨리는 손....내 몸값도 1억이 안될거야 아마...



포르쉐 특유의 디자인이 이쁘단 생각은 별로 안해봤는데, 간지는 확실하다. 요 옆에 주차돼 있던 티구안 차주님께서 본인의 차를 갖다버리고 싶다며 조용히 눈물을 닦으심. 십년 된 중고바이크만 데리고 사는 나도 따라 울 뻔.

카이엔이나 911이나 어쨌든 포르쉐의 다른 모델들은 안 타봤지만, 혹시나 마칸이 보급형;;인만큼 내장재가 좀 저렴해보이지 않을까 했는데 괜한 걱정을 다 했다. 아반떼 몇 대를 살 수 있는 금액의 차인 데다가 다양한 옵션질의 포르쉐인데...그립감 좋은 스티어링 휠과(근데 열선버튼이 좀 엉뚱한 데 달려 있어서 주차할 때마다 자꾸 눌림)

 
열악한 사진에서도 은은히 드러나는 고급스러움...??!그리고 다행히도, 벤츠나 아우디와 달리 한국 내비로 넣어줬다. 친숙한 지니! 

파노라마선루프는 아주 광활함. 
뒷자리 사진은 안 찍었지만, 건장한 성인 남성에게 좁을 수밖에 없을 거라는 건 예상들 하실테고. 

이러나 저러나 포르쉐다보니 안하던 짓이 하고 싶어져서 스마트키도 함 찍어보았습니다;키도 차 모양으로 만들어주는 센스. 


각설하고, 이 차가 어떻게 생겨먹었다거나 내부공간이 어떻다거나 하는 건 크게 관심이 안 갔다. 왜냐면 지금까지 타본 차를 모조리 오징어로 만들어버리는 성능을 갖춘 차님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세상엔 더 좋은 차도 많지만, 제원표 비교를 떠나서 실제로 몰아보면 정말 훌륭합니다. 

400마력에 최고 속도가 시속 266km. 진짜 밟기 시작하면 다른 차가 시속 100km 도달하는 데 걸릴 시간 동안 시속 200km를 찍어버린다. 그것도 별로 힘들이는 기색 없이. 스포츠모드로 돌려놓으면, 시속 200km가 가까워져도 애가 여전히 너무 힘이 넘치는 기색이다. 제동력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덕분에 혼자 몰고 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자유로-판문점 사이를 두 번 왕복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동안 125cc 바이크의 재미에 빠져 사륜차 드라이브는 좀 시들했는데, 간만에 재미졌다. 오랜만에 부모님댁에 들러 집어온 메탈리카 리로드 앨범까지 틀고 달렸더니 중2병이 막 재발하려 그러고....

어쨌든 그렇게 마구 달렸더니 연비는 리터당 4.5km를 기록해버림;;공인연비는 11km대다. 좀 심하게 달렸나? 데헷. 다음엔 파나메라나 911을 타봐야겠다고 다짐했다. 

마지막 사진은 상수동 퍼블리칸바이츠의 네덜란드식 팬케이크. 내용물은 그렇다치고 도우가 맛있어서 구글 검색해보니 나도 만들수 있...겠지?! 서빙하는 종업원의 표정은 썩어있었지만 음식 자체는 괜찮았다. 하지만 어쨌거나 기껏 메뉴 개발(물론 여긴 그냥 네덜란드 거 들여온 경우지만), 인테리어, PR까지 다 잘 해놓고 정작 저런 종업원들한테 가게를 맡겨놔서 점수 깎아먹는 사장님들은 신경 좀 더 쓰셨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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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작두도령 2014/07/10 16:58 #

    (지금은 쩜육 곱등이에 거대한 몸뚱이 꾸겨넣고 겨우 끌고─인지.. '끌려'인지..─다니고 있지만)
    지금 당장 포르쉐를 하나 타보라 한다면 지금까진 제 육신을 커버할 수 있는 넉넉한 카이엔이었는데
    막상 작은 몸집이라 더 날렵한 운동성능을 지닌 마칸의 호평들을 보니 또 생각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누구나 가슴 속에 포르쉐 하나쯤은 품고 있는 거에요!!)
  • 생강 2014/07/11 13:23 #

    마칸으로 맨 첨에 200까지 밟으니까 진짜 짜릿하더라구요. 순식간에 200에 도달했는데도 전혀 힘에 부쳐하지 않는...ㅠㅠ아마 죽을 때까지 '내 포르쉐'를 가질 일은 없겠지만 좋은 차는 정말 다르더이다..어흙.
  • molnir 2014/07/10 21:40 #

    애매한 시승기 잘 보고 있습니다. 마칸은 세단도 아니고 suv라기엔 작아서 시승기 제목이 딱 맞네요. 개인적으로 포르쉐를 산다면 왜 suv를 살까 싶지만 판매량은 그렇지 않더라구요.
  • 생강 2014/07/11 13:27 #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요. 국내에선 강남 주부들이 그렇게 포르쉐 SUV를 많이 산다고 하더라구요. 렉서스 BMW는 이미 질리신 분들...ㅎㅎ저와는 좀 다른 세상에 사시는 분들이겠죠? 다행히 그분들의 세상이 궁금하기보단, 제 2005년식 125cc 바이크가 더 사랑스럽긴 해요. 음 뭔가 자기최면인 듯도 하지만...ㅋㅋㅋㅋㅋ
  • 아방가르드 2014/07/10 21:44 #

    애매한 시승기에서 가장 빠른 네바퀴차 등장인가요 ㄷㄷ
    게다가 최고 등급인 터보! 글만 읽어봐도 너무 두근거립니다
  • 생강 2014/07/11 13:31 #

    가능할진 모르겠지만 500마력대인 파나메라 터보s 이런 애들도 함 시승 신청해볼 계획입니다@.@근데 오히려 그런 애들은 진짜 쓸 말이 없을까봐 걱정되네요. 그냥 너무 대단하다 최고다 뭐 이런 생각밖에 안 들 것 같은...글구 너무 좋은 차일 것 같아서 오히려 알기가 두려운(?;;) 뭐 그런 것도 있구요. 엄청 매력 터지는 남의 남자같이, 어차피 내 거가 될 것도 아닌데 엉엉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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