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하컵 카트 대회 참가 후기. 잡담

잠실 종합운동장 옆, 탄천주차장 끄트머리에 있는 카트장에서 지난 15일 야마하 SL컵 카트대회가 열렸다. 원래는 아래 사진에 보이는 대로 카트장(다리 가까운 쪽)과 대림모터스쿨이 따로 운영되고 있지만, 카트대회날엔 대림모터스쿨 연습장까지 넓혀서 카트 선수들이 씌원하게 밟을 수 있게 해 줬다. 

열심히 연습한 만큼 좋은 성적을 내겠습니다!!

라고 결의를 다지고 나가야 되는 건데, 사실 연습도 몇 번 못해보고 경기 룰도 제대로 모르고 나갔더랬다. 심지어 아침 9시 시작으로 알고 갔는데 8시 반까지 나오는 거였...;;

먼저 귀찮지만 이번 경기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자면, 

저 잠실카트장을 운영하는 코리아카트 사장님(이 분의 본업은 야마하 카트&카트 엔진의 국내 총판 경영이심)과 자동차 전문매체인 지피코리아에서 개최하는 야마하 SL컵 대회의 3차전으로, 레이싱카트 조와 스포츠카트 조로 나뉘어 경기를 치렀다. 참고로 레이싱카트는 시속 100km 이상, 스포츠카트는 대략 70km 가량 나오는 카트임. 

레이싱카트 선수들은 보통 자기 카트를 보유하고 있고, 대략 취미생활로(하지만 프로 선수들만큼 진지하심) 동호회 소속돼서 타시는 분들과 아예 진로를 모터스포츠 쪽으로 잡은 중고등학생 요렇게 두 부류였다. 내가 속한 스포츠카트 조는 어찌어찌 듣고 나만큼이나 조금 연습하고 나온 일반인들과 자동차 담당 기자 몇 명, 자동차경주협회 관계자 분들 몇 명 요렇게 대중없는(?) 구성이었음. 레이싱카트 조 분들은 당연 카트레이싱용 수트 등 풀착장이시고, 스포츠카트 조는 수트 입으신 분들도 계시고 나처럼 티셔츠에 청바지 입고 온 이들도 있음. 

요 사진이 레이싱카트. 간지 폭발...속도도 빠르지만 무엇보다도 엔진 소리가 다르다. 사람 설레게 하는 소리. 덧붙이자면 요런 카트 는 대략 125cc 엔진에 18마력 정도 나오고, 한 대 가격이 1500만원 정도 한다고.  



근데 요런 거 관심 있는 분들이 모이다 보니, 바이크 타시는 분들도 상당히 많음. 모 일보에서 오신 분은 산악용 모터사이클(엔듀로 바이크라고 합디다..첨들었긔...)을 타고 해외까지 진출하신다고....  

어쨌든 이날 최대의 목표는 민폐를 끼치지 않는 것. 앞서 두 차례의 연습에서, 운전 실력은 모자라는데 욕심만 앞서 무작정 속도를 내다가 벽에 박기도 했고, 추월하려다 다른 분과 충돌하기도 해서 이날은 그러지 말아야 겠단 생각이었다. 다들 최대한 높은 순위를 내고 싶어하는 분들이신데 내 욕심만 앞세우면 안되겠다 싶어서...물론 연습 좀 해서 할만 하겠다 싶음 이딴 생각따위 안 하고 마구 추월하며 비웃어줬 달렸겠죠. 

아침에 조별로 연습주행을 거친 후 출발대에. 경기 진행은 한국자동차경주협회 분들이 고생해주셨다. 

구경 온 친구가 찍어준 컷. 무려 사진전공자니까 잘 찍었겠..?
 
카트의 매력은 아무래도 속도감. 바람과 노면의 진동을 고스란히 받아들이며 달리다보니 자동차의 70km와는 다르다. 스티어링휠 조향비가 1:1이라 더 날것에 가까운 재미가 있다. 

사실 이 글도 한 줄로 요약할 수 있다. "정말 개재밌었습니다"라고. 

레이싱카트 조는 치열했다. 보통 선수와 미케닉(겸 코치인 듯)이 붙어 다니는데, 어린 친구들의 경우 대부분 아버지인 듯한 분들과 함께였다. 이 친구들은 요걸로 대학간다네요. 어떤 대학 무슨 과인지, 어떻게 입시에 점수가 반영되는건지는 모르겠지만...

 

레이싱카트의 경우 속도 조절을 잘못 해서 카트가 한번 스핀하면 시동이 꺼지고, 다시 출발하려면 봅슬레이마냥 밀면서 출발해야 한다. 바로 방향 다시 잡아서 재출발하는 게 아니다보니 만회하기도 상당히 어려워보였다. 그리고 이날은 한 친구가 트랙 밖으로 튀어나가는 바람에 결국 구급차에 실려갔다. 크게 다친 것 같진 않지만 통증이 좀 있다는 얘기를 얼핏 들었다. 

어쨌든 이래저래 예선이 끝나고, 역시 난 예상대로 예선서 떨어지긴 했지만 결승 구경도 재밌었다. 난 스포츠카트 참가자 15명 중 12위...후후후후후후ㅡㅜ 이것도 사실 해보면 승부욕이 끓어오르는데, 나중에 또 기회가 있을진 모르겠지만 잘 하고 싶으네요. 

지금까지 자동차로 서킷 나가서 달려본 게 두 번인데, 두 번 다 오오 이게 서킷? 이 차 킹왕짱!(첫 번째 서킷 주행이 재규어 행사때였으니 그럴수밖에 없었기도;)이란 느낌으로 달렸기 때문에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서킷 도는 법에 대한 설명따윈 한 귀로 흘려버렸었다. 이게 지금 와서 후회됐을 뿐이고...

이날 대회는 3차전이었고, 담달인가 10월인가에 4차전도 예정돼있다고 함.  관심 있으신 분들은 코리아카트지피코리아에서 정보 얻으심 됩니다.  
 


덧글

  • taoha 2014/08/18 21:45 #

    우와 정말 카트라이더 같아요!!
    쓰고 나니 이상한 감탄사 같은데,
    바닥 바로위로 도로의 오톨도톨 질감 다 느끼면서 달리는거잖아요. 속도감이랑 진짜 신날듯.
    여튼 다치지 않고 재밌게 즐기다 오셨으니 다행입니다.
  • 생강 2014/08/19 11:59 #

    감사합니다ㅎㅎ꼭 잠실 가셔서 함 타보세요!강추ㅎㅎㅎ
    스포츠카트는 좀 비싸긴 해요;
  • 리뉴얼 중입니다 2014/08/18 23:10 #

    비깐 거 사시면 앉아서 시동을 걸 수 있습니다^^
  • 리뉴얼 중입니다 2014/08/18 23:12 #

    볼때마다 부럽곤 했습니다.
  • 생강 2014/08/19 12:00 #

    그런 게 있긴 있었군요!일반 레이싱카트보다 많이 비싸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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