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 남한산성

<칼의 노래>를 읽고 약간의 거부감에 휩싸였더랬다. 마음에 와닿지 않는 비장미, 짙은 가부장적 세계관 등등의 이유에서였다. <남한산성>을 읽고는 심한 거부감에 휩싸였다. '군사주의에 대한 거대한 판타지'같은 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한 인간으로서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느낄 고통보다도 한 나라의 권력자로서 느끼는 비통함과 처연함을 사뭇 비장하게 묘사해놓은 소설을,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나쁘게 말하자면 장이모의 <황후화>만큼이나 경악스러웠다. 그리고 <남한산성>에 열광한다는 우리나라 3,40대 남자들이 걱정스러워졌다.

중국인 소설가 산샤의 <바둑 두는 여자>가 얼마나 대조적이었고 인간적이었는지를, <남한산성>을 읽는 내내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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