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퀴엠을 좋아하는 이유 음악

고등학교 때 처음 음반을 산 이후, 모짜르트의 레퀴엠은 줄곧 내 베스트다. 왜 하필 장례식용으로 죽은 사람한테나 바치는 레퀴엠이 그렇게도 마음에 들었던 걸까? 이 질문에 대해서 나름 고민도 해 봤지만 결론을 못 내고 있다가, 누가 쓴 글에서 그 결론을 찾았다.

" ...그것은 레퀴엠 앞에서 종종 실종되었던 자아를 새롭게 만났기 때문이고, 경건하고 심오한 죽음의 음악을 통해 진정한 쉼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브람스의 <독일 레퀴엠>의 마지막 곡인 7번 합창 '이제부터 주님 품에 안겨 죽는 사람은 복이 있도다. 그러나 그들은 일을 멈추고 휴식하리라'는 가사는 레퀴엠이 어떤 음악인지를 정확하게 짚어준다. 이 세상에 죽음의 언저리를 배회하며 희열을 느낄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죽음의 그림자는 지혜의 샘이다."

그랬구나.

인물과 사상 11월호에 실린 지강유철의 글에서 데려왔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