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형제사기단 영화


'브릭'으로 깊은 인상을 박아줬던 라이언 존슨 감독 작품. '브릭'의 여배우도 나오고 '브릭'처럼 모종의 쓸쓸한 분위기도 있지만, 애드리언 브로디가 고전적인 수트를 입어대서 그런지 웨스 앤더슨의 영화가 자꾸 생각났다. 

영화 자체는 재미있었지만, 아무래도 브릭에는 못 미쳤다. 브릭의 그 제멋대로 만든 것 같으면서도 꽉 짜인 데다가 우울한 분위기였으면 했었다. 

그렇지만 애드리언 브로디의 정장 차림은 역시 흐뭇하기 그지없었다. 그리고 흰색으로 도배한 옷차림이 멋지다는 생각은 처음 들었다. 


브래드 피트가 출연하는 '바벨'  이후로 일본의 4차원 영화 '나이스의 숲'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줬던 기쿠치 린코도 출연. 생각보다 비중 있는 역할이긴 했지만 대사가 없어선지 조금 실망. 
                                                       <'뱅뱅'이란 이름으로 터프하게 나오는 기쿠치 린코.>


참고로 우리나라와 다른 버전의 포스터들. 훨씬 멋지다. 특히 두 번째 연필화같은 포스터!!그리고 마지막 포스터는 차분한 게 '브릭'같은 느낌이라 마음에 든다. 




악마가 너의 죽음을 알기 전에 & 블랙 아이스 영화

씨네21에서 본 '악마'에 대한 짧은 글에는 극찬에 가까운 평가가 내려져있었다. 게다가 저 안 보기가 힘들 만큼 멋진 제목!! 그런데 이번 주 쉬는 날은 하루인데 핀란드 영화 블랙 아이스도 상영중이었다. 홍상수의 '잘 알지도 못하면서'도 보고 싶었지만 하루에 영화 세 편은 무리겠다 싶어서 포기했다. 



그렇지만!! '악마'는 예상보다 지루했다. 초반부터 결말까지 충격적인 사건들로 점철돼있고, 80대 노장 감독(덜덜덜;;)이라선지 어설픈 구석도 거의 없어 보임에도 불구하고 심심했다. 그냥 잘 다듬어졌지만 매력은 별로 없는 느낌. 연기들도 참 잘 하시지만, 별로 공감은 안 됐다. 



블랙아이스는 핀란드 영화. 핀란드어는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는데, 그냥 불어나 스웨덴어나 핀란드어나 그게 그거 같은;;

이 영화는 참 공감은 됐다. 남자들이 자기 근처에는 있지도 않은 된장녀에게 막연히 분노하듯이, 나도 바람피우는 남자들을 참 미워하는데, 이 영화는 거의 불륜남 권선징악형 스토리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뻔하게 굴러가지는 않고, 꽤 재미있기도 했는데 끝에서 두 여자가 나름 앙금을 푸는 부분에선 아쉬웠다. 두 여자가 가족이 될 것 같지는 않긴 하지만, '가족의 탄생'에서처럼 입안이 화한 느낌은 아니라서. 









뒤늦게나마 그를 추모함 뭐랄까 진지해지고 싶을 때

노 전 대통령이 죽었으니까 누가 누구에게 돈을 줬는지는 묻어버리자, 이건 아닌 것 같다. 하지만 그의 죽음은 그저 '비리설에 휘말리던 전직 대통령이 자살했다'고 정리하기에는 너무나 안타깝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더 큰 배신감을 안겨주고도 뻣뻣이 고개를 쳐드는 인간들이 있는 반면, 노무현은 자신의 오점을 견디지 못했다. 어지간한 사람은 자기합리화에 능하기 마련이고, 특히 정치인들은 자리합리화라는 방어기제가 없었으면 어떻게 살았을까 싶은 사람들인데, 그걸 이겨내고 결국은 죽음을 택한 그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다. 





언씽커블 - 재앙이 닥쳤을 때의 인간


타임지 기자인 아만다 리플리가 썼다. 겉표지에는 '생존을 위한 재난재해보고서'라고 쓰여 있어서 처음에는 잘 감이 안 잡혔는데, 읽을수록 실감나고 재미있다. 요약하자면 천재지변 등의 재난 상황에서 인간은 어떻게 반응하며 어떻게 해야 생존확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인가, 이런 내용. 

예전에 티비에서 포식자와 마주쳤을 때 기절해버리는 바다달팽이(정확한 명칭은 모르겠고 정말 달팽이류인지도 가물가물하지만 어쨌든 닮았다)를 보고 신기해한 적이 있었다. 마찬가지 상황에서 '기절하는 염소 동영상'이란 것도 인터넷에 많이 퍼져있다. 

신기하다, 귀엽다 하면서도 인간이 그럴 거라곤 잘 생각하지 못했는데, 이 책에 따르면 인간도 어쩔 수 없는 동물이다. 다만 완전히 의식을 잃지 않을 뿐이다. 버텍 조승희사건, 9.11 테러, 유람선침몰 등등 '빅사고' 현장에서 사람들은 마비현상, 혹은 그에 버금가는 의지박약화증세를 겪었다고 한다. 심지어는 시력이나 청력을 일시적으로 잃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최소 10~20%의 사람들은 대소변으로 속옷을 더럽히게 된다고. (이건 언제나 공포영화를 보면서 궁금했던 부분이었는데, 드디어 알게 됐다;;)

조승희사건의 한 생존자는 바닥에 엎드려 한동안 움직일 수 없었다고 전한다. 1994년 에스토니아라는 한 유람선이 침몰했을 때는 대부분의 승객들이 마지막 순간까지 갑판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9.11 당시 세계무역센터 안의 사람들은 충돌음을 듣거나 테러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에도 미적거렸다고 한다. 흔히 상상하듯 앞다투어 비상계단으로 달려가거나 울부짖기보다는, 어떻게 할지 고민하며 사무실 안을 수없이 돌거나 읽다 만 추리소설이나 지갑 등을 챙기려 들었다. 얼핏 생각하면 나같으면 안 그럴텐데, 답답한 멍청이들! 이라고 비웃을 법하지만 하도 생생해서 읽다 보면 공감이 된다. 

꼭 심즈나 GTA 같은 게임에서 버그 때문에 심즈가 같은 곳을 뱅뱅 돈다거나 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기분이었다. 가장 우월한 생물이라는 인간인데. 어쨌든 정말 신기하긴 하다. 

그렇다면 좀비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처럼 재빠르게 위험에 대응하기는 힘든 걸까. 저자는 일단 위기 상황에 강한 사람들은 선천적으로 타고 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MRI를 찍어보면 뇌의 일부분인 해마가 큰 사람들이 보통 대담하게 재난을 헤쳐나가는 상황이 있다고. 신체적인 요인 외에 정신적인 요인도 있다. (평소에 오만하다 싶을 정도로)자신감이 강한 사람은 오히려 위기 상황이 평시인 것처럼 잘 생존할 확률이 높단다. 

타고난 게 없는 보통 사람은? 책에 나온 방안들 중에서 그럴듯한 것들은 이렇다. 일단 평소에 시뮬레이션 하기. 뭔가 이상한 조짐이 보이면 일단 그 자리를 벗어나 안전한 곳으로 간다! 말은 쉽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사례가 대부분이라, 동남아 쓰나미 때도 해변에서 놀던 관광객들은 바다가 부글거리며 끓는데도 그저 '뭐지?'하며 넋놓고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진짜 그런 상황이 닥치면 심호흡. 요가나 라마즈분만에서도 이용되지만 FBI, 특수부대에서 '전투 호흡'이라고도 하는 심호흡법은 숨을 들이마시고 멈췄다가 내뱉고 다시 멈추는 4단계를 각각 1,2,3,4씩 세면서 반복하는 것. 평소에 연습해놓아야 필요할 때 활용할 수 있다고 한다. 

또 사람은 위기 상황에서 리더에게 복종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모두가 정신줄을 놓고 있을 때 소리를 지르면서 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사람이 있으면 생존 확률이 높아진다고 한다. 또 크게 말하거나 노래를 부르는 행동 자체가 현실감을 되찾고 출구찾기에 크게 도움이 된다. 





나의 친구 그의 아내 영화


박희순이 출연한 데다 다들 호평하는 분위기였던 기억이 있어서, 뒤늦긴 하지만 꽤 기대를 갖고 봤다. 

신동일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인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데뷔작 <방문자>만 못하다. <방문자>는 잘 나가다가 후반에 어색하게(영화 분위기상 예상치 못한 반전이라고까지는 할 수 없지만) 병역거부로 방향을 텄었다. <나의 친구 그의 아내>는 후반부만 생뚱맞은 정도가 아니라 전반적으로 오락가락하는 느낌. 운동권 세대의 표리부동과 후회라든가 자본주의사회 비판 같은 건 다 좋은 이야기긴 하지만 영화를 망치면서까지 다 집어넣어야 했던 걸까? 아껴뒀다가 앞으로 영화 서너 개 더 만들면서 하나씩만 쓰셨으면 좋았을 걸. 뭔가 이야기를 만들 땐 적당히 욕심을 부려야 한다는 사실을 깨우쳐주셨다. 그리고 자기 이념에 영화를 끼워맞추더라도 최소한 티는 안 나게 끼워맞춰야 할 것 같다. 

또다른 결정적인 문제는 손발이 오그라드는;;;대사들. 남편과 아내가 싸우는 장면에서 대사가 안습이다. '허구헌날 술이나 마시고...일은 같이 하는데 왜 애는 나 혼자...'뭐 이런 TV드라마에도 안 나올 것 같은 대사들이 꽤 많았다. <방문자>에선 많이 웃겨주셨잖아요 감독님!! 이밖에도 왜 박희순이 지지리도 착하며 대신 감옥에 들어가기까지했는지 잘 이해가 안 된다는 등의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만 접어두자.

그나저나 박희순 씨는 목소리가 최고다. 

왓치맨 영화

영화는 세 시간 짜리라는 것 빼면 꽤 괜찮았다. 특히 그 비관적인 세계관은 딱 내 취향!!밝아져야지 하고 생각하면서도 그런 것만 마음에 와닿는 몹쓸 취향은 어쩔 수가 없다. 

영화를 보고 나서 얼마 안 있다가 동생이 캐나다에서 사온 원작을 보게 됐다. 그냥 대강 훑어본 거라 원작 팬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정말 비슷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로어셰크의 저널 부분처럼 원작으로 봐야 정말 제대로 이해가 되는 부분들도 많았다. 썩어버린 세상에 대한 그 눈물겨운 절망. 그렇기에 인간을 초월해 신에 가까워진 닥터 맨해튼조차 누군가의 희생이 있어야만 세상이 평화로워질 수 있다고 인정해버린다. 닥터 맨해튼은 앞서 화성에서 "인간이 없어져도 자연은 손해를 보지 않는다(정확한 워딩은 기억이;;)"고 말한다. 

한편 평범한 인간들은 세상의 고통에 가슴 아파할지언정, 어쨌거나 자신의 생존을 최우선하도록 설계된 존재들이다. 뉴욕이 초토화된 광경을 본 후, 실크스펙터는 나이트아울과 울면서 고통스러워한다. 왜 나는 세상을 구하지 못한 걸까...하며. 그렇지만 동시에 그녀는 깨닫는다. "Living alive is god damn sweet..." 대의를 위해서라지만 누군가가 죽어나가야하는 상황을 참지 못했던 로어셰크는 닥터 맨해튼에게 살해당한다. 보통 히어로영화에서라면 가장 영웅적인 인물로 그려졌을, 타협 없이 꼿꼿한 로어셰크 같은 캐릭터가 왓치맨에서는 가장 더럽고 사이코적인 인물로 묘사되는 건 결국 이 세상이 로어셰크를 용인할 수 없는 곳 탓이다. 

왓치맨을 본 지 몇 주가 지났지만 머릿속에서 계속 실크스펙터의 대사가 떠오른다.

어쨌거나 드디어 본론. 영화를 보기 전엔 여주인공이 뭐 저렇게 목 짧고 안 이쁘지..라고 생각했는데 보면 볼수록 참한 기럭지에 매력 있으시다. 사진은 좀 안습;;


그리고 코미디언 역의 이 아저씨는 인상적. 


영화를 보면서 로어셰크의 가면은 도대체 왜 저렇게 무늬가 바뀌는지 궁금했는데(숨 쉴때마다 습기가 차나..;;하고), 원작에 보니 영화 속 저 세계엔 저런 천이 있다는...!!!!그런데 로어셰크가 감옥에 갇혔다 다시 가면을 쓰는 장면에선 정말 냄새 심하겠다 싶은 생각 뿐;;














사회생활 2년차 단상. 취업 하기 힘드니까 어쩔 수 없기도 하겠지만... 뭐랄까 진지해지고 싶을 때

나도 지난해 턱걸이;;로 취직하지 못했더라면 지금쯤 뭘 하고 있을지 초큼 끔찍하다. 어쨌든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문에도 그렇고 여기저기서 용감하게 취직에 도전 혹은 성공한 사람들 이야기가 많이 다뤄진다. 오늘도 조선일보에 이런 기사가 올라왔다. 지하철에서 승객들에게 '꼭 취직하고 싶다'고 연설하는 장면을 찍은 구직용 UCC를 만든 사례가 눈에 띈다. 다른 기사에 보면 자신의 성장 과정과 장점을 다큐멘터리로 찍어 제출, 한 제약회사에 취직한 사람도 있다. 


기사를 읽다 보니 내가 보고 듣고 때로는 직접 말한 면접 때의 그 수많은  입발린 발언들(...)이 떠올랐다. 모 방송사 카메라테스트 때 청바지를 들고 가서 이것만큼 질긴 기자가 되겠다고 했다
든가, 최저생계비만 주시면 충성을 다하겠다고 호소했다든가. 자소서의 그 낯뜨거운 문장들은 또!!!나만 해도 컴퓨터에 자소서 저장해놓고 지원할 때마다 고쳐서 또 쓰고 했지만 그때마다 부크럽기 짝이 없었다. 

하지만 일단 자기의 일을 갖게 되면, 면접 때 갈구했던 것만큼 그 일을 열정적으로 하기는 힘들다. 하다못해 유명한 피아니스트들조차 일과 취미의 차이를 안타깝게 여길 때가 있다(물론 그렇다고 해서 지금 일이 싫다, 이 정도는 아니지만). 게다가 어쨌거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직업은 돈벌이 수단이기도 하기 때문에 그만큼 스트레스도 받는다. 어딜 가나 또라이 한 두명씩은 있기도 하고. 생각나는 게 대학 입학하면서 매일 지하철을 4시간씩 타고 다녀야 했는데, 그 때 처음으로 "이 세상엔 참 이상한 사람들이 많구나..."하고 한 친구와 공감했었더랬다. 사회도 마찬가지다. 

사회생활은 냉소적으로 바라보겠다고 작정하면 끝이 없다. 無열정, 스트레스, 인간관계, 자아실현 etc. 문제는 누구나 이런 사실을 알고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직장에서는 '영혼이라도 팔 것 같은 모드'로 바뀐다는 거다. 한두 번 면접만 봐도 회사측에서 바라는 게 뭔지 알게 되니까. 이게 진짜 힘이 센게, 나만 해도 입사 이후 사소한 강박증이 생겼다. 친구나 가족과 함께라도 식당에만 가면 빨리 수저 세팅해야 될 것 같고, 고기 다 구워지면 잘라야 할 것 같고 그렇다. (쓰고 나니 많이 슬퍼지는;;) 고기 자르다 보면 서툰 게 티가 나서 보다 못한 선배가 슬그머니 가위를 빼앗긴 하지만. 

누군가는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난 우리나라에서 취직과 사회생활을 둘러싼 이런 해프닝들이 코미디같다고 생각한다. 대다수가 내켜하지 않지만 가식적인 연기력이 발휘하게끔 만드는 코미디. 사실 개개인의 입장에서는 자기가 몸담고 있는 조직이라고 해서 충성심을 강요당해야 할 이유가 없는데도 말이다. 나쁘게 생각하자면 조직이 돈을 미끼로 별 걸 다 협박한다고 볼 수도 있다. 

이런 코미디가 벌어지는 이유는 면접 때 뭘로 구직자의 능력을 평가해야 할지 기준이 모호한 탓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면접 기준이 모호한 이유는 조직 내의 성과 평가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3,4년 전이긴 하지만 비즈니스위크 기잔가;;도 "한국 기업들은 성과를 평가할 기준이 제대로 없기 때문에 얼마나 오래 책상 앞에 앉아있느냐를 중요시한다"고 비판했었다. 

근무시간 중에 이렇게 끄적이긴 했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부정적으로 바라봤을 때 이야기다. 요즘엔 직장생활과 사생활 잘 나눠서 열심히 자기계발하고(내용이야 어떻든 간에) 잘 사는 사람들도 많을 거고.  우리 사회는 참 빨리 바뀌니까 당장 5년 후엔 더 바뀌어 있지 않을까 싶다. 








찌질해!! "다음 아고라 3명 여론조작 혐의로 압수수색" 뭐랄까 진지해지고 싶을 때

아침에 와서 신문을 펼쳐드니 중앙일보 1면 탑이 이 기사다. 

정부 비판하는 글을 올린 다음 조회수를 조작했기 때문에 사무실과 집을 압수수색했다는 이야긴데. 인터넷 비판글 하나 참지 못하는 미성숙한 정부나, 이 얘길 아무 비판없이 1면 탑(일부러 반대파를 자극하기 위한 노림수라면 할 말 없다만 그것도 언론사가 할 일은 아니다)으로 올린 사람들이나 찌질하기 짝이 없다. 

그나저나 다른 얘기긴 한데 떠오르는 에피소드. 어제 기자들 사이에 도는 '장자연 리스트'(신빙성은 잘...;;)를 보고 친구와 이야기를 하다가 "이거 벌써 인터넷에도 떠돌고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더니 한 마디로 딱 잘라 답한다. "요즘 같은 때 누가 겁없이 그런 걸 올려."" 



아고라 3명 ‘인터넷 여론’ 조작 [중앙일보]

경찰, 집 압수수색 … 정부 비판 글 조회 수 인위적으로 끌어올려

경찰이 인터넷 여론을 조작한 혐의로 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방 아고라에서 활동하는 네티즌들의 집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16일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받아 서울 강남과 전남 순천 등에 사는 네티즌 3명의 컴퓨터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들은 아고라에 이명박 대통령을 비방하거나,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띄운 뒤 조회수가 많아지도록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조회 수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려 ‘베스트 글’ 목록에 오르게 함으로써 네티즌들의 관심을 유발해 반정부 성향의 글이 확산되도록 여론을 만들었는지를 수사할 방침이다.

사정 당국 관계자는 “이들이 특정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게시 글의 조회 수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고있다”고 밝혔다. 보통 1분에 1회, 짧게는 1초에 수십 번씩 자동으로 조회 수가 올라가게 조작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달 초 다음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건네받은 뒤 이 같은 조회 수 상승이 기계적인 컴퓨터 프로그램 조작을 통해 이뤄졌다는 정황을 확보했다고 수사 관계자는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물리적으로 컴퓨터 이용자가 손으로 마우스만 클릭해서는 이같은 조회수를 만들어낼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이 압수수색에 나선 한 네티즌의 글들은 아고라에서 최대 17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해 9월쯤 일부 네티즌들이 아고라에 반정부 성향의 글을 올린 뒤 조회 수를 조작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내사를 벌여왔다. 아고라 게시 글을 내사하는 과정에서 특정 IP(인터넷 주소) 8개를 통해 조회 수 조작이 이뤄졌다는 단서를 포착하고, 우선 4개의 IP(사용자 3명)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섰다.

사정 당국 관계자는 “압수수색을 통해 조작 혐의가 구체적으로 확인되면 해당 네티즌들에 대해 (다음에 대한) 업무방해죄 등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들이 특정 시위를 확산시킬 목적으로 조회 수를 끌어 올렸는지 등에 대해서도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레볼루셔너리 로드 영화

좀 작위적이지만 그래도 가슴을 치는 영화. 뒤늦은 영화평이다. 

작위적이라는 건 별 새로울 것 없는 갈등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부부 사이의 다 식어버린 사랑이나 권력관계, 무미건조한 회사생활(지루한 가정 주부의 생활)과 새로운 삶에 대한 열망 등. 중간에 '약간 돌아버린 수학자'를 등장시킨 것도 약간은 식상하지만,결말에서 할아버지가 보청기 음량을 줄이는 장면은 조금 웃음이 날 만큼 뻔했다. 

하지만 그래도 공감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샘 멘더스 감독은 전작 '아메리칸 뷰티'에서와 마찬가지로 누구에게나 공감을 끌어낼 만한 이야기로 인물들의 외로움을 짚어낸다. 손님들을  초대한 날 아내가 입은 옷을 보고 "그거 입을 거야?"라고 묻는 남편과 다시 남편이 "아니야, 예뻐"라고 다정한 척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옷을 갈아입고 나오는 아내. 이런 장면은 뭔가 '사랑과 전쟁'....같은 걸 보는 기분을 안겨주면서도 사람을 서글프게 만들었다. 

그나저나 부부인 샘 멘데스와  캐서린 윈슬렛은  이 영화를 찍으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궁금했다. 


영화 작전 - 박희순의 힘! 영화

아무런 기대 없이 봤는데, 표값이 아깝단 생각은 안 들었다. 그럭저럭 '신기한 주식투자의 세계'도 보여주고, 자잘한 개그로 웃겨주고. 손에 땀을 쥐게 한다거나 자본주의의 비정함에 가슴이 아파진다는 건 전혀 없었지만 기대 없이 보면 볼 만하다. 다만 BMW가 등장하는 결말이 조금 깼다. 감독은 그런 결말을 원하지 않았는데 제작사가 압박 준 거 아닐까, 하고 제멋대로 상상해봤다. 엔딩크레딧에 진짜 감독이 하고 싶은 말인 듯한 대사가 담긴, 그렇지만 편집된 씬을 뒤늦게 보너스마냥 보여주는 것 때문에 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엔딩크레딧에서 마산의 슈퍼개미는 "하루에 한 회사의 가치가 두세배씩 커지는 일은 없지만, 주식시장에선 주가가 몇 배씩 부풀어오른다"며 금융자본주의 속에서 필연적으로 거품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점을 꼬집는다. 이 대사 자체는 참 인상적인데, 이 장면이 통째로 잘린 데다 영화 전반을 봤을 때 관객에게 크게 공감을 주지도 못해서 아쉬웠다.  

영화 자체가 그렇다는 얘기고. 박희순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이 사람 나오는 영화들 중에서 딱히 눈여겨 본 게 없었다. 세븐데이즈는 아예 안 봤고, 귀여워에선 어렴풋하게 기억나고, 남극일기에선 아예 기억 안 나고. 그런데 이번에 보니 그냥 드라마 찍듯 어색한 박용하 김민정 등등 사이에서 박희순 혼자 생생한 느낌을 준다. 일단 목소리부터가 다르다! 머리는 조금 크시지만 미끈하게 차려 입은 모습이 멋지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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