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acious D, <Tribute> 음악

잭 블랙의 밴드 Tenacious D의 대표곡, <Trubute>. 들을 때마다 감동하는 곡이다. 게다가 이 뻔뻔스러운 가사와 뮤직비디오 덕에 정말 코끝이 찡할 정도다. 가사 내용은,

어느날 잭과 카일이 길을 가고 있었는데, 악마가 나타나서 "최고의 곡을 들려주지 않으면 영혼을 먹어버리겠다"고 해서 둘은 즉흥적으로 곡을 연주한다. 그런데 그게 정말 최고의 곡이라서, 악마는 사라졌다는 거다. 하지만 그 때 연주했던 'the greatest song in the world'는 다시 복원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지금 부르고 있는 곡은 그때 그 '최고의 노래'에 대한 트리뷰트다, 전혀 지금 이 곡처럼 들리지 않는 곡이었다, 절대로 트리뷰트에 불과하다!고 잭과 카일은 박박 우긴다.

저 장난스럽긴 하지만 가슴떨리는 가창력. 라이브 버전도 찾아봤는데, 그대로다.



성격테스트 결과 잡담


http://byule.com/Game/?Ch=ego_start

 

성격테스트입니다

 

에고그램 ? : 에고그램은 미국의 심리학자 J.M.듀세이가 고안한 성격분석 표지법이다.듀세이는 복잡한 사람의 성격을 5가지 영역으로 구분하여 쉽게 분석할 수 있도록 표준화하였다. 그 기초는 미국의 정신분석학자 에릭반이 개발한 교류분석법(TA)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TA는 5가지 마음 중 어느 부분이 자신에게 영향을 끼치는지에 따라사고방식이나 행동이 달라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5가지 마음은 비판적인 마음 CP, 용서하는 마음 NP, 부모의 마음 A,자유로운 어린이의 마음 FC, 순응하는 마음 AC이다. 이 다섯가지 마음의 비율이 개인의 성격을 결정한다고 한다



BCABB
냉정한 학구 타입

▷ 성격
비정한 타산 위에 인생을 설계해 가는 타입입니다. 특별히 비열한 욕망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커다란 야망을 향해 돌진하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정을 베풀거나 받는 것을 매우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타입입니다. 인간관계에 대한 사고방식 역시 건조한 타입이죠. 그런 식으로 의리나 인정을 무시하는 냉담한 성격 외에는 특별히 이상한 부분이 없습니다. 하지만 합리적인 사려분별이 뛰어나다는 점에서는 발군이라 할 수 있죠.그런 생활방식에서 생각해보면 사람과의 교류의 성패가 큰 역할을 해내는 실업계에서 살아가기는 도저히 무리입니다. 기술자나 순수한 학도로서 살아가는 것이 가장 적합할 것입니다. 가정생활은 이 타입의 가장 서투른 분야로 행복한 결혼 같은 것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 대인관계 (상대방이 이 타입일 경우 어떻게 하면 좋을까?)

연인, 배우자 - 형식뿐인 결혼생활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 점을 잘 알고도 하는 결혼이라면 더는 말할 것이 없습니다.

거래처고객 - 상대방은 경리사원과 같은 식의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타입이므로 영업사원에 속하는 당신과는 맞지 않습니다.

상사 - 무엇도 믿지 말고 의지하지 마십시오. 상사가 제 갈 길을 간다면 당신도 당신의 길로 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단, 절대 실수는 하지 마십시오.

동료, 부하직원 - 일에는 유능한 상대지만 필요 이상으로 돌봐주지 마십시오. 의기를 나눌 상대는 아닙니다.


몇 번 안해보긴 했지만, 이렇게 신랄한 테스트 결과는 또 처음이다. 뭐 이래!!!

맥스군 사랑에 빠지다 by 웨스 앤더슨 영화

1998년작임을 감안하더라도 유치하기 짝이 없는 제목, 때문에 안 봤더라면 큰일날 뻔했다. 웨스 앤더슨 패밀리에 대한 애정이 이제 최고조에 도달하다.

제이슨 슈워츠먼의 풋풋한 모습을 볼 수 있긴 했지만, 동시에 이 사람이 1980년생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잠시 충격으로 말을 잃다. 그리고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덩달아 니콜라스 케이지와도 사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웨스 앤더슨 특유의 강박적인 미장센(!)이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다. 그래서 초기작이라 뭔가 다른가 싶었는데 그렇지도 않았다. 나름 특출나지만(맥스는 온갖 nerd들을 끌어모아 같잖은 일을 벌이는 재능을 가졌다) 역시 성격은 또 개 같은 주인공이 그럭저럭 따뜻한 사람들의 품 속으로 귀환한다는 줄거리다. <로열..>,<스티브 지소..>,<다즐링..>에 비해 아주 약간 덜 매끈한 느낌이지만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편집증 환자같은 쪼잔한 유머와 빌 머레이의 매력폭발 덕에.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귀여우시다.

                                                         빌 머레이, 수줍게 도망가는 뒷모습. 깜찍하시다.
                                                   저 낮은 철책을 뛰어넘다가도 넘어지는 귀여운 모습!
                                                                    폐인이 되셔도 사랑스럽다.
                                                                      >.<
                           
결국 빌 머레이 특집? 뱃살까지 너무 귀여우시다.

스티브 지소와의 해저생활 by 웨스 앤더슨 영화


<로얄 테넌바움>과 <다즐링 주식회사>의 사이에는 무엇이 끼어있을까. 그래서 나름 애써 구해 본 <스티븐 지소와의 해저생활>에는 별 것이 없었다. 조금 슬픈 부분이 있다는 정도만 달랐을 뿐이다. 그 외 스타일의 변화라든가, 무슨 연결고리라든가 그런 건 전혀 없었다. 대신 나머지 두 편과 똑같이 시니컬하면서도 유머러스하고 사랑스러웠다.

서른이 되도록 자신을 찾지 않은 아버지에게 아들은 묻는다. "왜 지금껏 연락하지 않으셨죠?"

그런데 이처럼 중대한 대사를 내뱉는 순간에도 아들의 얼굴은 무심하다. '내가 아까 먹던 과자 어딨어요?'하고 묻는 표정과 별반 차이가 없다. 그리고 대답하는 아버지도 똑같이 무표정하다. "난 아버지란 존재를 증오하거든. 되고 싶은 생각도 없었고."

웨스 앤더슨 영화의 인물들은 꼭 이 모양이다. 상대방에게 절실히 바라는 게 있으면서도 시니컬하거나 권태로운 표정으로 그걸 감추려 들고, 이같은 인물들의 표정은 사건의 기승전결 내내 변하지 않는다. 바로 그래서 이들이 사랑스럽고 친근하다.

보는 내내 '러닝타임이 좀 더 길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재미있었다. 웨스 앤더슨이 만들어내는 세계는 정말 포근하고 귀여웠다. 물론 여기에 동의할 사람은 별로 많아 보이지 않지만.


                                                노닥거리고 있는 벨라폰테 호의 선원들. 이런 루즈한 분위기!

                                                 저 빨간 모자가 너무너무 귀여웠다. 그리고 저 살짝 내민 엉덩이!


                                                    이미 해적에게 털려버린 금고를 보고 좌절. 저 귀여운 표정.

                                              그러나 아들내미는 왠지 모르게 신난 듯. 오웬 윌슨, 참 멋지다.

다즐링 주식회사 영화

전전작 <로얄 테넌바움>의 은근한 재미와 화려한 색감을 다시 한번! 대신 무대는 인도, 주인공은 각각의 성깔이 있는 삼형제다. <로얄 테넌바움>은 다소 많은 인물들을 다루느라 약간 허전했지만, <다즐링 주식회사>의 경우 딱 세 명에 포커스를 맞춰 더 깊이있게 파고든 느낌이다. 또 남자 셋이 궁상을 떨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왠지 코끝이 찡해지는 감동도 있다. 저 개같은 성격 좀 봐라, 싶으면서도 너무너무 사랑스러운 인물들.

물론 뼛속까지 비뚤어진 인물들이 끝에 가선 조금이나마 정신을 차린다는 스토리가 작위적으로 느껴질 법도 하지만, <다즐링 주식회사>의 경우는 전혀 그렇지가 않다. 웨스 앤더슨이니까. 그리고 에이드리언 브로디, 오웬 윌슨, 제이슨 슈워츠만이니까. 시작부터 끝에 이르기까지, 통통한 만두처럼 속이 잘 채워졌다.

화려한 루이비통 가방 더미라든가 정색을 하고 차려입은 상복이라든가 알록달록한 인도의 기차 인테리어도 눈을 즐겁게 해준다. 비현실적이고 사치스럽지만 세 주인공들에게는 딱 맞게 어울린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행복한 건!!길쭉하고 샤프하고 갸날프게 예쁜 에이드리언 브로디. <피아니스트>에서와도 <킹콩>에서와도 다른 이 배우의 모습에 또다시 감격했다. 어리버리하면서도 약간 무책임하면서도 예민하면서도 유치하면서도 까칠한 인물을 제대로 연기했다. 감독 웨스 앤더슨에 말에 의하면 "영화를 위해 태어난 얼굴"이란다. <피아니스트>에서의 예술가스런 분위기가 철철 묻어나는 얼굴도 좋았지만, <다즐링 주식회사>에서의 얼굴도 정말 매력적이다.


참, 평범한 코미디 배우라고만 알고 있었던 오웬 윌슨도 참 매력적이라는 사실을 이번에 깨달았다. 자살시도를 했다는 사실 때문에 왠지 그렇게 보이는 건지는 몰라도, 꽤나 고뇌가 묻어나는 얼굴.

타인에 대한 Quriosity


< 진정한 'quriosity'는 자신과 다른 것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이며 그 관심에 대한 보상을 기대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또 이는 자신과 다른 것에 대한 애정이기도 하다.  (중략) 타자를 타자로서 사랑한다는 것은 거꾸로 말하면 자신의 한계를 알고 싶어하는 것이며 거기서 자기비판의 정신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

                                                                              - 후지타 쇼조, '전체주의의 시대경험' 中


나는 아직도 타자에 대한 애정을 갖고 그로부터 배우기보다는, 내 자신을 지키기에 급급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다.

악마의 등뼈 영화



중후한 공포영화. 관객들에게 생각할 틈도 주지 않고 다소 많은 이야기를 하려 하는 감은 있지만, 그냥 스토리만 따라가면서 봐도 충분히 재미있는 영화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2001년작.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영화를 이제야 처음 보는구나 싶었는데 필모그래피를 찾아보니 <블레이드2>도 이 사람 영화다.

멕시코 감독들, 특히 그 3인방(기예르모 델 토로, 알폰소 쿠아론,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들의 지명도가 높아진 지 이제 꽤 되었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나같은 경우는 아직도 멕시코 감독의 영화, 하면 내 취향이 아닐 거라는 편견이 아직도 강한 상태다. 그래서 지금껏 1. <칠드런 오브 맨>, <바벨>, <21그램>, <대통령을 죽여라>, 그리고 방금 본 <악마의 등뼈>까지, 뭔가 멕시코 감독의 영화를 보고 깜짝 놀란다 2.그리고 감독에 관한 정보를 검색한다.....이런 과정을 다람쥐 쳇바퀴 돌듯 몇 번째 반복하고 있다. 영화에 대한 정보는 바로 외워지는 편인데도 이러는 걸 보면 - 이 사람들 이름이 너무 어렵다.

그나저나 이 감독들이 < 이투마마>, <아모레스 페로스>처럼 멕시코인들을 위해 만든 영화들(내수용?;)은 별로 와닿지 않았었다. 멕시코인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한 감독의 멕시코용 영화와 할리우드용 영화가 각각 스타일이 전혀 다르게 나올 수 있다는 건 참 신기하다.

사족. <악마의 등뼈>에는 '에두아르도 노리에가'라는 배우가 악역으로 나온다. 뭔가 낯이 익다 싶었는데, 고등학교 때 끔찍하다며 진저리를 쳤던 스페인 영화 <떼시스>(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감독)에서의 그 살인마였다. 역시 착한 몸매에도 불구하고 그 느끼함 때문에 악역을 전전하는 걸까. 어쨌든 한 8년만에 보니 참 반가웠다.

시이나 링고 椎名林檎 음악




이 뮤직비디오를 본 건 고등학생 때. 웬 조그만 여자가 나와서 눈을 허옇게 뒤집어가며 애쓰는구나...하고 지나쳤다. 그리고지금으로부터 2년 전쯤에야 제대로 들어본 이 여자의 노래는 나름대로 매력이 있었다. 다소 불량식품같은 매력이랄까.

1.가창력 B- : 굳이 가수를 하겠다고 우긴다면 그래 어쩔 수 없지, 라고 할 만한 수준. 괴성은 잘 지르지만 음정이나 박자가 불안정하고, 무엇보다 자기 목소리에 대한 컨셉이 명확치가 않다. 성숙미가 넘치는 저음과 악을 쓰는 아기고양이같은 고음을 제멋대로섞어서 부른다. 이건 프로듀서 탓도 좀!

2. 곡의 완성도 A- : 원래 B+정도를 줄까 했지만 몇몇 곡이 워낙 내 취향인지라. 어둡고도 그럭저럭 참신한 멜로디가 장점. 또 다양하고 화려하지는 않아도 나름대로 적절한 사운드를 들을 수 있다.

3. 외모 & 퍼포먼스 : 자신의 얼굴을 잘 활용하는 듯. 동안에다가 표정이 없으면 싸늘해 보이는 얼굴이라, 자기 노래처럼 앙팡 테리블이라든가 화류계 출신같은 분위기가 난다. 이게 제일 매력적.

4. 가사 : 닳고 닳은 여자, 독한 담배를 피우는, 상처받은 여자의 이야기를 주소재로 이용.  위악적이려고 애쓰는 티가 풀풀 나긴 하지만 그래도 불량식품은 인기가 많으니까.


그런데 재작년인가부터 '도쿄지헨'이라는 밴드를 결성하더니 시나 링고의 이같은 미덕들이 많이 사라졌다. 도쿄지헨의 노래는 영심심해서 들을 수가 없다. 게다가 시이나 링고 본인도 점을 빼고 머리를 기르고, 조신한 분위기로 많이 돌아섰다. 프로듀싱은 좀 나아진 것 같지만, 그래도 예전으로 돌아갔으면 싶다.


28주후 - 좀비영화의 커다란 진화 영화


                             


<28주 후>, 제목만 보면(그러고 보니 포스터도 안습;) <28일 후>의 허접한 속편 같을 거란 예감이 마구마구 들기 십상이다. 그런데 '전편보다 나은 후편의 존재를 증명'한다는 몇몇 평가에 궁금해져서 봤더니, 정말 좀비영화의 팬으로서 눈물이 날 지경이다. 새벽 2시가 넘도록 다 보고 나니 두근거려서 잠이 안 온다. 좀비영화로서는 최고급!!

시작은 평범하다. 좀비들을 피해, 떨어져가는 식량 걱정을 하며 어느 집에 모여 살던 사람들. 결국 그곳에도 좀비가 쳐들어온다. 개떼같이 밀려오는 좀비들을 피하다 보니, 남편은 사랑하는 아내가 좀비들에게 거의 잡아먹힐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자신의 생존을 위해 도망친다.

<28주 후>가 특별한 건 여기서부터다. 이전까지의 좀비영화에서 사람들은 앞뒤 가리지 않고 일단은 살기 위해 달린다. 그들이 달리면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따위는 이전까지 다뤄진 바가 없다. 관객도 그저 영화 속 인물들의 공포스런 표정을 보며 스릴을 느낄 뿐이다. 그런데 <28주 후>의 이 남편은 달리면서 울먹인다. 살아야 한다는 긴박함과, 아내에 대한 죄스러움과, 아내를 버린 자신에 대한 자괴감이 뒤섞이는 표정이다. 그리고 서정적이면서도 처절한 느낌의 음악이 배경으로 깔린다.

이후의 스토리에서도 이기적 생존본능과 죄책감의 교차는 이야기의 커다란 축이다. 감독은 인간의 어두운 면으로 관객을 이끈다. 이기심과 죄책감이 (영화 속에서 좀비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설명되는)'분노바이러스'와 만나는 순간, 남편은 살아돌아온 아내를 기어이 제 손으로 찢어놓고야 만다. 내 짧은 식견에 의하면, <28주 후>의 이 아내살해 장면은 공포영화사상 길이 남아도 될 만한 장면이다. (도입부에서 남편이 좀비에 쫓기며 맑고 푸른 초원 위를 뛰어가는 장면도 함께!)

이야기의 틀을 신선하게 잡았으니까 그럼 비주얼이 부실할까? 싶었는데 그것도 아니다. 비주얼 역시 진화했다. 대피소를 가득 메운 사람들이 명멸하는 불빛 속에서 잡아먹히고 도망치는 장면, 헬기로 좀비를 죽이는 장면 등등 인상깊은 장면들이 많다. 그리고...나오는 여자 셋이 제대로 내 취향이라는 것도;;

아쉽게도 영화가 결말로 향하면서 약간 부족하게 느껴지는 부분들도 있긴 하다. 딸이 결국은 총을 쏘게 되는 장면은 '수미상관(!)'을 위해 좀 억지로 끼워맞춘 듯하다. 또 군인들은 더 많은 걸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들임에도 불구하고 다소 평면적으로 그려지는 감이 있다.

이미 물건너간듯 하지만 <플래닛 테러>가 개봉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차에, 뿌듯한 좀비영화를 한 편 봤다. 맨 마지막 장면이 주는 기대감이란!!!!좀비들의 헐떡거림이 이같은 설렘으로 다가왔던 적은 없었다...라고 하면 너무 변태스러우려나.

...아래는 유튜브에서 찾은 동영상. 영화 장면들을 차분한 음악에 맞춰 편집했는데, 영화의 주제와 꽤 어울리는 듯. 참으로 사랑스럽다.



파라노이드 파크 - 서늘하게 가슴을 적셔오는. 영화




이 영화를 보고,

< 한 소년이 있다. 언뜻 별 탈 없이 잘 살아가고 있는 듯 보인다. 그런데 열 세살짜리 동생이 스트레스로 인해 자꾸만 먹은 것을 토해낸다. 부모님의 불화로 스트레스가 심하기 때문이다. 소년은 토하거나 울거나 하지는 않지만, 시종일관 무표정하다. 한창 감정의 기복이 심할 나이지만 웃거나 기뻐하거나 화내지도 않는다.

엄마나 아빠와의 대화는 건성건성 넘긴다. 영화 속에서 부모님의 얼굴이 제대로 비춰지는 경우가 드물 정도다. 적극적인 여자친구도 있지만, 둘 사이의 대화 역시도  빈 껍데기에 가깝다.  소년은  타인에 대한 관심을, 소통을 위한 노력을 오래 전에 멈춰 버린 것 같다. 오로지 관심 있는 것이라고는 어떻게 현재의 상태를 유지할까다. 바깥이 얼마나 시끄럽든, 소년은 적당히 외면하고 적당히 대꾸하면서 자신의 좁다란 세계를 유지하고 싶을 뿐이다. 그래서 소년은 처녀딱지를 떼고 싶어 안달이 난 여자친구의 소망을 이뤄주기보다는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데 열중한다.

하지만 시간은 흐르고, 세상은 사람을 바꿔놓기 위해 달겨드는 법이다. 소년은 '미처 준비가 안 됐는데'도 친구를 따라 파라노이드 파크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그리고 '전혀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 누군가가 소년 때문에 죽게 된다. 자신을 간섭하는 사람을 그저 살짝 밀쳤을 뿐인데 결과는 끔찍하다. 죽어가는 사람과 눈을 마주친 소년의 삶은 이제 예전과 같을 수가 없다. 소년은 여자친구와 애정 없는 섹스를 한다.

다행히도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소년은 얼마 지나지 않아 여자친구에게 이별의 뜻을 알린다. 그리고 (영화에서 누군지는  자세히 밝히지 않지만) 소년에게 관심(이성으로서의 관심도 있긴 하지만서도)을 갖고 소년과 소통하고 싶어하는 친구와 가까워지게 된다. 소년에게 말 못할 대사건이 생겼음을 눈치챈 친구는 해법을 알려준다. 글을 써서 솔직하게 다 털어낸 다음, 태워버려.

그래서 소년은 길고 긴 글을 쓴다. 그리고 다 쓴 후엔 태운다. 여전히 소년은 무표정하다. 하지만 소년은 이제 좀더 어른이 되었다. >


.....라고 나는 알아먹었다. 물론 포스터에서 일말의 포스가 느껴지듯, 감독이 그닥 친절하지는 않다. 영화를 보고 나서 몇 시간째 고민하고 있지만 아직도 왜 감독이 주인공을 스케이터 보이로 설정했는지는 영 모르겠다. 아마도 진짜 스케이터들이라면 알 것 같은데.

그렇지만 이건 사소한 문제에 불과하다. <엘리펀트>가 그랬듯, <파라노이드 파크> 역시 가슴을 서늘하게 적신다. 무표정한 주인공들이 겨우 몇 마디 내뱉는 영화들이지만, 그럼에도 그들은 안쓰럽고 사랑스럽다. 감독은 조용히 그들의 등을 쓰다듬는다.

촬영감독이 크리스토퍼 도일이다. 2046, 화양연화, 해피투게더 등의 왕가위 최근작들 엔딩크레딧에 계속 이름을 올렸던 인물....이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찾아 보니 왕가위와 인연을 맺은 게 무려 아비정전 때부터다. 홍콩영화와 인연을 맺은 건 80년대 초반부터다. 중국문화에 대한 애정이 크다나. 어쨌거나 <파라노이드 파크> 역시 화면이 아름답다. 가슴이 쿵쿵 뛰는 장면들이 한둘이 아니다. 조용히 머릿속에 스며들어서 오래남는 이미지들이다.

영화를 보면서 내 십대를 생각했다. 나는 얼마나 내 안에 묻혀있었고, 어떻게 빠져나오고 있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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